북한산 칼바위능선 가는 길에 특이한 꽃 개감수를 만났습니다.
이 아이는 싹이 트고 꽃이 필 때까지는 붉은색이었다가
꽃이 필 즈음에 녹색으로 변합니다.
초본류에서는 특이하게 암수 딴꽃으로 피고
꽃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꽃 모양도 특이합니다.
원래 중국에서만 자라는 감수(甘遂)를 약초로 썼는데
감수와 비슷한 효력을 갖고 있는 풀로
진짜가 아니라는 의미의 "개"를 붙여 개감수라 부른답니다.
시기적으로도 개화기가 벌써 지났고
꽃술도 거의 없어서 암꽃과 수꽃을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네요.
구조를 자세히 드려다 봅니다.
줄기 상층부에 돌려난 다섯장의 잎 가운데에 5개의 꽃자루가 자라나고
그 꽃자루 끝에 계란모양 두 장의 총포조각이 붙어 있고
그 속에 한개의 암꽃이 핀답니다.
그 위에 다시 짧은 가지가 자라고
그 끝에 달린 소총포 안에 여러개의 수꽃이 달리는 다소 복잡한 구조네요.
개감수 나름의 생존전략의 비밀이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언급한 자료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보통의 피자식물은 수술이 암술을 둘러싸고 있어서 자가수분이 용이합니다.
물론 은행나무처럼 암수 딴그루인 나무들도 여러 종이 있지만
대부분의 초화류는 꽃 1개에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는 양성화입니다.
그러나 개감수처럼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는 암수 한그루도 있나 봅니다.
왜 매개곤충을 유인하는데 불리한 이런 구조를 하고 있을까 궁금하네요.
그래서 이런 식물들의 신비한 생존전략은 식물학자들의 깊은 관심을 받고 있는걸까요?
<개감수>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대극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Euphorbia sieboldiana C. Morren & Decne.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대만, 중국, 사할린 남부, 쿠릴열도
서식지 : 산과 들의 양지와 반음지
이 명 : 감수(甘遂), 낭독
효 영 : 관상용, 한방에서 뿌리와 전초를 대극과 같은 약재로 쓴다.
수종, 림프선염, 당뇨등에 처방한다.
개감수의 학명을 보니 유포비아(Euphorbia)라네요.
지금까지 칵투스계의 선인장만 유포비아인 줄 알았었는데
전혀 다른 종이 같은 학명을 하고 있군요.
구글링으로 찾아 보니
유포비아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딸(아마도 클레오파트라 셀레네)과 결혼한
누미디아(Numidia 52~50BC ~ 23AD)의 왕 주바 2세(Juba II)의 주치의인
그리스인 유포버스(Euphorbus)로 부터 따온 거랍니다.
그는 유포비아같은 칵투스 선인장중의 하나가 강력한 관장약이라는 것을 기술한 사람이랍니다.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개감수도 약초로써 다양한 효험이 있는 식물이지만
독성이 있으므로 함부로 음용할 것은 아닙니다.
칵투스계 선인장이 아닌 쌍떡잎식물 중
등대풀, 대극, 흰대극 등도 유포비아종으로 분류되지만
제 전문 영역이 아니라 그 배경은 잘 모르겠습니다.
찾아보면 찾아 볼수록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어느 정도 깊이까지 가야할지 모르겠네요.
아래 사진의 위쪽 작은 총포 안에 있는 것이 수꽃인가 봅니다.
그 아래 쪽에 있는 암꽃은 벌써 세갈래로 갈라질 틀을 갖춘 종자가 달렸네요.
<개감수 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