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漁類世上

홍제천 모래무지

가루라 2015. 1. 31. 12:18

모래무지를 도심 속 홍제천에서 만나다니 !

 

모래 속에 몸을 파묻어 숨는 습성 때문에 모래무지라 부릅니다.

종명의 라틴어 'gobio'는 '바닥에 살고 있는 작은 고기'라는 뜻이랍니다.

아래로 난 입 좌우에 한쌍의 흰 수염이 있는 큰 머리통

모래를 한웅큼 삼켜서 모래나 자갈에 붙은 유기물을 걸러 먹고

모래와 자갈만 아가미 구멍으로 내뱉어서 강물을 정화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깊은 물속에서 발의 촉감으로 더듬어 잡아냈던 큰 것은 25센티가 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어린시절 여름 한철을 즐겼던 놀이터였던 영산강 상류에 지천으로 많았던 모래무지.

물속에서 맨눈을 뜨면 물고기를 선명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맑았던 그 물에는

모래무지를 비롯해 청정수에 사는 많은 물고기들이 살았었었죠.

 

축산낙농을 장려하면서 농가에서 쏟아내는 축산폐수와

강을 흐를 수 없게 만들어버린 저수지 조성으로 인해

영산강은 더 이상 물속에서 노는 것이 불가능함은 물론

물고기조차 살 수 없을만큼 썩은 강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와 동시에 강물에 흐르던 추억도 단절되고 어린시절의 추억은 전설이 되고 말았었죠. 

 

<모래무지>

척삭동물 잉어목 잉어과의 민물고기

학   명 : Pseudogobio esocinus TEMMINCK et SCHLEGEL.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중국, 일본

서식지 : 맑은 강 중하류의 모래바닥

이   명 : 마자, 모래마자, 모래무치, 모라마지, 두루치, 사어(鯊魚), 취사어(吹沙魚), 사온(沙鰮), 아랑어(阿浪魚)

영   명 : goby minnow

효   용 : 식용, 관상용, 수질 정화 어류

다행히 도심 하천은 환경단체의 관심과 정부의 귀기울임 덕분에

하천을 되살리는 운동이 시작되었고 이제 서서히 그 본 모습을 찾아가나 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매립하여 육지로 만들었던 갯뻘조차도

다시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하네요.

자연을 자연스럽게 되돌려 놓는 것

그것이 자연과 더불어 삶으로써 인간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것이 아닐까요? 

60, 70년대 아버님이 던지셨던 투망에는 많은 피라미와 모래무지가 잡혔었죠.

그렇게 잡은 물천어를 무우와 콩잎 또는 고구마 순을 넣어 지져먹으면(조림)

세상에 둘도 없는 맛있는 음식이 되었었죠.

당시에 먹었던 어느 바닷고기보다 맛있는 담백한 맛이

육십년을 넘게 오래도록 입안에 남아 있음은

청정하천과 함께 만들어진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버지

또 그 위로 계속 이어져 내려왔던 추억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도심하천들이

아버지와 아들간에 기억을 이어주는 추억의 샘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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