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접시에 핀 배추꽃

가루라 2016. 2. 1. 23:37

접시 위에 놓아둔 배추 속에 핀 배추꽃

이걸 배추속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배추끌텅이라 해야 하나요.

지난 가을 쌈 싸 먹으려 샀던 배추포기에서

겉에 것들을 노란 속까지 다 떼어내어 먹고

마지막 남은 속과 뿌리부분을 자라내어

사각 접시에 물을 담아 놓아두었습니다.

물론 제가 아니라 섬세한 제 아내가 한 것이지요.


<배추>

쌍떡잎식물 양귀비목 십자화과의 식물

학   명 : Brassica campestris ssp. pekinensis

           Brassica rapa subsp. pekinensis

원산지 : 중국

재배지 : 한국, 중국, 일본 등지

따뜻한 방안 공기에 적응했는지 무럭무럭 자라더니

맨 아래 사진처럼 한복판에서 꽃봉오리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10센티 정도의 길이로 꽃대를 올리고는

노란 배추꽃을 하나씩 피우기 시작합니다.

유채와 배추는 다른 것이지만 꽃은 두가지가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이파리를 보지 않으면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지요.

이제 막 남쪽 제주도에서도 전해지는 유채꽃 소식

사실 봄은 남부지역의 유채꽃으로부터 옵니다. 

어린시절에는 유채에서 올라오는 유채꽃이나

무에서 올라오는 장다리 꽃대는

특별한 주전부리가 없는 아이들의 먹거리였습니다.

배추나 무에서 자란 꽃을 장다리라고 부릅니다.

그걸 한웅큼 따다가

햇볕 따뜻한 노적가리 옆에 누워

새콤하고 쌉쓰레한 맛을 즐기기 시작하면

봄이 온 것이었습니다. 봄 봄.

그것이 봄 맛이었지요.

그러나 도심의 봄은 그런 맛이 없습니다.

건조해진 눈에 전해지는 화사함으로 느끼는 봄은

맛이 아니라 멋입니다.

맛을 잃어버린 봄

아니 봄 맛을 잃어버린 내 몸에

그만큼 세월이 쌓인 것이겠지요.

주말에 어머님을 뵙고 상경하는 내내

고향집 뒤안 장꼬방 곁에 피곤 했던 유채꽃이 생각났습니다.

배추꽃 꽃대

배추꽃 꽃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