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라 2017. 8. 24. 00:27

작년 늦여름 불광동의 어느 야생화집에서 사온 긴꾸따루

겨우내 거실에서 제 빛깔을 찾지 못하더니

이른 봄부터 여름까지 내내 햇빛을 받아서 많은 꽃봉오리를 맺었습니다.

마침내 7월초부터 피기 시작한 노란 꽃이

팔월이 다가도록 끊임없이 피고 집니다.


<긴꾸따루>

쌍떡잎식물 말피기나무과의 상록소관목

학   명 : Galphimia glauca / Galphimia gracilis

원산지 : 중남미 멕시코, 과테말라 등지

영   명 : Rain of Gold, Golden Thryallis, Gold shower

효   용 : 관상용. 중남미지역 확대, 천식, 알러지, 동종요법제.

           정신질환 치료, 불안 완화

멕시코가 고향인 상록소관목이

일본의 원예가들의 손에 의해 원예종으로 개량되어

국내에서는 일본 이름인 긴꾸따루라는 일본어를 모르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이름을 갖게 되었나 봅니다.

거치도 털도 없는 다육질의 암녹색 긴난형 이파리와

줄기는 물론 잎자루까지도 붉은 색으로

꽃이 없을 때는 화분에 심어서 관엽적 가치만 즐겨도 될만큼 멋집니다.

잡티 하나 없는 다섯장의 황금색 꽃잎과

기다란 황금색 꽃밥을 단 10개의 수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갈색으로 바뀌고

세갈래로 갈라진 노란색 암술 가닥은 수술보다 길게 자랍니다.

노란색 꽃잎이 떨어지면 황금 비처럼 보여서일까요?

영어권에서 부르는 이름은 Rain of Gold 또는 Gold Shower랍니다.

하늘에서 비 대신 황금 꽃이파리가 떨어진다면 어떨까요?

저는 지금 이 아이를 조그만 야생화분에 심어서 기르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대부분 조금 큰 화분에 곧게 자라게 키우던데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딱 이 정도 크기였으면 좋겠습니다.

게다가 옆으로 퍼진 후 많은 잔가지를 뻗으면

키도 크지 않으면서 많은 꽃을 볼 수 있겠지요.

아래 사진처럼 현재의 수형 그대로 말입니다.

사실 우리 땅에 자생하는 야생화외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작년에 초설마삭을 사면서 다 시들어가는 이 아이를 거저 가져오다시피했지요.

위 사진 상으로도 말랐던 흔적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한눈에 긴꾸따루임을 알아보고 아는 체 했더니

저렴한 금액에 가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주인 아낙의 맘이 바뀔까 못 이기는 체하며 가져왔는데

당시에 이미 이런 기쁨을 누릴 것을 꿈꾸었는지도 모릅니다.

총상꽃차례로 피는 꽃줄기만도 열대여섯개

입식한 지 일년만에 이 정도의 꽃을 보여주었으면

사온 값은 이미 하고도 남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는 화분이 너무 작아서

꽃봉오리가 맺혔던 유월에

말라죽을 수도 있었던 위기가 몇차례 있었다는 것입니다.

한참 가물었던 유월, 뜨거운 햇빛 아래 한 이틀 집을 비웠더니

화분의 흙은 바짝 마르고 꽃줄기는 힘없이 축 늘어져서

곧 말라 죽을듯 싶었습니다.

다행히 다시 살아나 이렇게 많은 꽃을 피웠지만

작은 화분에 작게 키우는 것은

웬만한 정성이 아니면 정말 힘들듯 싶습니다.

그래도 사람의 공간에서 사람과 공존하려면

꽃식물은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을 정도의 크기가 좋습니다.

한 오년쯤 지나서 우리집 긴꾸따루가

어떤 수형으로 자랄 지 머리 속으로 그려 봅니다.

그러나 공간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크게 키워도 킹벤자민처럼 관엽적 가치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긴꾸따루.

한번 키워보시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