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라 2018. 11. 14. 01:06

초행길인 산속에서 알밤을 줍는 것은

산 속으로 속으로 끌고 가는 마력 같은 일입니다.

한 알 두 알 줍는 재미에

점점 더 깊은 산 속으로 가게 되는 것이지요.

마치 사냥꾼이 사냥을 위해 띄엄띄엄 놓아둔 먹이를 쫓아가는 원숭이처럼

배낭 속에 차곡 차곡 쌓이는 알밤의 촉감과 무게를 느끼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밤을 줍던 추억

뒷동산에 있는 밤나무의 알밤을 줍기 위해

이른 새벽 누가 먼저 주어갈세라

어두운 새벽길을 더듬거리며 뒷동산을 올랐던 추억

딱딱하고 맨질맨질한 촉감이 주머니에 가득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가을

알밤을 줍는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도

이제는 그리 많지 않겠지요.

산주가 있는 사유지에 들어가 알밤을 줍는 것이

이제는 명백한 범죄로 처벌을 받게 되었으니

입장료를 내고 밤줍기 체험을 하지 않는 바에야

앞으로는 되돌아 볼  것이 별로 없는

가을의 추억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