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쑥
어디에서 풀씨가 날아 왔을까요?
올해 마당에 개똥쑥 두 그루가 자라더니 꽃까지 피웠습니다.
불과 몇년 전 마치 만병통치약초처럼 개똥쑥을 띄우더니
여기저기 재배하는 농민이 늘어나자
갑자기 아무도 별 볼 일 없는 풀 취급을 당하고 있답니다.
자세한 경과는 모르겠지만
전통 약전에는 줄기를 포함하여 건조한 전초가 약재로 수록되어 있지만
식약처의 식품공전에는 어린 잎만을 식용하도록 되어 있고
줄기나 꽃에 대하여는 In vitro, In vivo검사 결과에 대해 밝혀진 게 없어서
식용불가능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나 봅니다.
<개똥쑥>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한해살이풀
학 명 : Artemisia annua L.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몽골, 시베리아 등
서식지 : 길가 빈터, 강가
이 명 : 잔잎쑥, 개땅쑥, 청호(靑蒿), 황화호(黃花蒿)
영 명 : Annual Wormwood
효 용 : 해열, 항염, 진통, 항말라리아, 항혈흡충, 면역조절, 항종양, 항균, 항바이러스 작용이 있다.
한방에서는 전초를 말려 발열감기, 학질, 소아경기, 소화불량, 이질 등에 약재로 처방한다.
그래서 한동안 특용작물로 농가의 소득원이 될 것처럼 회자되다가
급격하게 소멸되어버린 것이
예전의 지렁이농장 사례처럼 되지 않을까 싶네요.
건강에 좋다고 방송의 몇몇 패널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띄우다가
어느 날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게 비일비재한 것을 보면
우리가 건강에 지나치게 민감한 것이 아닐까요?
지상파 아침 방송 건강프로에서 건강에 좋은 약용식물에 대해 얘기하면
반드시 그 시간대에 홈쇼핑채널 어디에선가는
그것을 건강식품으로 판매하는 방송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매카니즘의 배경을 그 누가 알려주겠습니까?
키가 거의 1m가 될 정도로 엄청 크게 자라는데도 불구하고
꽃을 보려고 뽑지 않고 놓아두는 것을 보고
집사람은 눈에 거슬렸었던지
꽃이 피자 마자 이젠 됐지 하며 뽑아버립니다.
원추꽃차례로 이렇게 수 많은 꽃을 피우니
증식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개체수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좋은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었다니
약초란 반드시 귀한 것만이 아닌가 봅니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 개똥쑥 이야기입니다.
혹시라도 마당에 종자가 떨어졌다면
내년에는 뽑아내느라 정신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