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이괭이밥
고향집에서 다시 가져온 덩이괭이밥
2015년도에도 가져다가 심었었는데
이듬해 꽃을 피우고는 사라져 버렸지요.
주인이 떠난 고향집에는 여기저기 개체수가 엄청 늘어가는데
따뜻한 남부지방에서만 노지월동이 가능한 걸까요?
<덩이괭이밥>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Oxalis articulata Savign.
원산지 : 남아메리카
분포지 : 남미, 유럽, 경기, 전남, 제주
서식지 : 볕이 잘드는 초지,
효 용 : 관상용, 약용
영 명 : Pink sorrel, Windowbox wood-sorrel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고향을 떠난 식물도 불행한 것일까요?
올 삼월 고향집에 다니러 갔다가
다시 한 삽을 떠왔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어린시절을 보냈던 고향집
아버님 떠나시고 어머님 입원으로 수년째 비어 있는 집
이젠 그 넓었던 마당까지도 대나무밭으로 바뀌어 가는 것도 모자라
처마를 뚫고 자라기까지 하는 대나무는
어린시절의 향수에 상채기를 내는 무시무시한 침략자입니다.
마당을 뒤덮은 잡초들 사이 여기저기
분홍빛 덩이괭이밥이 세를 늘려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 좋은 느낌을 서울집 마당에 옮겨 놓으면
고향집 마당의 추억을 일부라도 가져올듯해서
빈집에서 자라는 화초들 몇가지를 파오곤 했지요.
수선화와 상사화, 동백나무, 은목서, 능소화, 노란철쭉 등
그 사이 완전히 자리를 잡고 화려한 꽃을 피우고 있는 것도 있지만
이파리만 싱싱하고 꽃을 피우지 못하는 아이들도
적응을 못하고 사라져버린 아이들도 있습니다.
60갑자를 훌쩍 넘은 시절의 고향의 추억을
온전히 객지로 떠온다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것이었나 봅니다.
비록 아버님께서 가꾸시던 사랑채 앞 화단처럼 넓은 것은 아니지만
어린시절 어깨너머로 보았던 꽃과 나무들에 대한 추억은
고향을 떠난 지 사십년이 훨씬 지났어도
마음 한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었던가 봅니다.
그런 추억을 좁은 마당에 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어린시절에 보았던 꽃과 나무를 좋아하고 가꾸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