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풍경사진

2015년 1월 1일 서울 해돋이

가루라 2015. 1. 2. 00:27

2015년 1월 1일 해맞이는 인왕스카이웨이 전망데크에서 했습니다.

지금까지 해마다 이른 새벽 인왕산 정상에 혼자 올라 해돋이를 봤지만

올해는 굳이 높이 오르지 않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적당한 높이에서

도심 위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 장소를 택했습니다.

덕분에 2015년 새아침은 아내와 함께 했네요. 

인왕산 정상에 올랐을 때만큼 춥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이른 시각에 도착했는지 갈수록 추워집니다.

도심의 불빛들은 아직도 잠에 취한듯 깜박거리고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조차 파랗게 얼어 오들오들 떨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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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새벽

남산타워

여명

예전에 맨처음 인왕산 정상에서 원단을 맞았을 땐 그렇게 많지 않았으나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해맞이 인파로 정상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벼져서

삼각대를 거치하기조차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조금 낮은 곳을 택했는데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하자 이곳도 중심잡고 서있기 힘들 정도로 늘어났습니다.

누군가가 작년에는 이렇게 많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이곳 역시 새해를 맞아 소원을 비는 해맞이 인파로 꽉차는 명소가 될 것 같네요.

붉어지는 동쪽 하늘

시작된 2015년 일출

해맞이 인파는 왜 갈수록 늘어나는 것일까요?

누구 보다도 먼저 보기 위해 높은 산으로 먼 정동진으로 떠나는 사람들

먼저 해를 보고 먼저 빈다고 소원을 선점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매년 1월 1일 뜨는 첫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던 사람들이

그 소원이 이루어졌다는 믿음과 풍문에 의해 해맞이 인파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떠오르기 전이 춥고 힘든 것이지 막상 시작되면 허무하게도 금방 끝나버리는 해돋이

검단산 위로 해가 얼굴을 내밉니다.

박두진 시인이 노래하는 말갛게 씻은 고운 얼굴, 앳된 얼굴의 해를 볼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뿐이지요.

중천에 떠있는 해는 이방인의 뫼르소로 하여금 충동적 살인을 저지르게 할만큼

해돋이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쳐다 볼 수도 없는 얼굴로 변하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해가 뜨자마자 이를 외면하고

물밀듯 해맞이 장소를 떠나가나 봅니다.

한번 뜨기 시작한 해는 빠른 속도로 반공중을 향합니다.

왠지 조급하게 하루를 시작해야 할만큼 재촉하는 속도로 말입니다. 

그래도 60갑자를 돌아서 다시 온 청양(靑羊)의 해라는 을미(乙未)년

올 한해 동안 양처럼 느긋하고 원만하면서도 하는 일들이 모두 잘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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