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 1284

큰까치수염

우리나라 낮은 야산에 비교적 흔한 큰까치수염 마당에서 관상용 화초로 키운 지 10년이 넘은 것 같다. 그 사이 땅속뿌리로 너무 많이 번져서 대거 제거해버리기는 했지만 가정보다는 공원 화단 같은데 키우면 좋을 것 같다. 길이가 40cm에 이르는 기다란 꽃이삭에 5 각형 별모양의 수많은 꽃이 아래에서부터 위로 차례로 핀다. 그 모양이 이리꼬리처럼 보인다고 큰까치수염을 낭미파화(狼尾巴花)라고 부르기도 한다. 큰까치수염은 좀가지풀과 함께 리시마키아(Lysimachia)속 식물이다. 비록 하나하나의 꽃은 작을지라도 큰까치수염을 찾아오는 곤충들은 다양하다. 나비류, 벌류 등 황띠배벌도 단골손님으로 찾는다.

선개불알풀 꽃

개불알풀(Veronica)속 식물 중 아마도 꽃이 가장 작은 선개불알풀 보통 높이가 10~30cm까지 자라지만 보이는 족족 뽑아버리니 우리집 마당에는 그렇게 키가 큰 것은 없다. 십여 년 전 고향집에서 봄맞이꽃을 캐올 때 흙 속에 딸려 왔던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보랏빛 꽃을 피우는 풀이 마당 여기저기 발견되었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뽑아버렸더니 이젠 키가 그렇게 큰 것은 없다. 그래고 때가 되면 꽃눈을 만들고 마침내 꽃을 피운다.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와 중부 이남 지역에서 자라는데 서울 한복판에서도 꽃을 피웠다. 특별히 재배에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런 것들은 잡초이다.

벼룩나물이야기

잎이나 꽃이 벼룩처럼 하잘 것 없이 작지만 나물로 먹는다는 벼룩나물 꽃모양을 보면 별꽃과 비슷하지만 별꽃과 달리 꽃밥이 노란 것으로 구별한다. 신혼 때 고향에 내려갔던 집사람을 데리고 어머님은 봄나물을 캐러 가셨던 모양이다. 집사람이 보기에 머리카락만큼이나 가늘고 얼기설기 걸쳐진 완전 잡초처럼 생긴 풀을 어머님은 비룩나물이라 캐시더란다. 서울에서 살아서 나물 캐러 갔던 적도 없고 비룩이란 말조차도 무슨 뜻인지 몰랐던 집사람은 이게 그냥 풀이지 무슨 나물이냐 했지만 살짝 데쳐서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낸 비룩나물 맛에 천상의 맛을 느꼈다는 그나물을 먹고 집에 와서는 비 무슨 나물이라는데 기억도 안 난다 했었다. 나도 어린 시절에 반찬으로 만들어주신 나물을 먹기만 했지 그 이름을 몰라서 비 무슨 나물이 뭘 말하..

향기로운 꽃치자나무 꽃

비록 치자가 달리지는 않지만 달콤한 향기만은 치자나무에 결코 뒤지지 않는 꽃치자나무 식용색소용 열매나 약재로 쓰는 치자를 수확하기 위해 키우는 치자나무 꽃과 달리 백장미처럼 생긴 겹꽃으로 피는 꽃치자나무 꽃치자나무도 꽃이 지고 나면 열매인 치자가 달리지만 익지 않고 떨어져 버리는 것이 아쉽다. 오로지 달콤한 향기와 아름다운 꽃만을 위해 키우는 꽃치자나무 게다가 치자나무는 물론 꽃치자나무도 서울에서는 노지월동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화분에 심어서 겨울에는 실내에 들여놓을 수밖에 없다. 긴타원형의 윤기가 나는 이파리도 수려한 상록관목이지만 겨울에 실내에 들여놓으면 노랗게 단풍지는 잎이 생기는 것이 안쓰럽다.

서양등골나물

15~25개의 작은 통모양의 꽃들이 편평꽃차례로 하얀 꽃송이를 이루는 서양등골나물 화관 밖으로 길게 삐어져 나온 하얀 암술이 소의 등뼈에서 나오는 하얀 등골 같다고 부르는 토종 등골나물에 대비하여 서양에서 들어온 것이라 그렇게 부른다. 미국등골나물이라고도 부른다. 하얀 꽃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서양등골나물. 1978년 남산과 워커힐 근처 등 일부지역에서만 보이던 것이 지금은 서울 도심 전역과 수도권 경기도 일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개체수가 늘었다. 서양등골나물은 특히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서 수많은 꽃에서 쏟아진 종자로 인해 금방 지표면을 덮어버릴 정도로 번식해서 자생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생태계교란종이다. 매년 보이는대로 뽑아버리지만 우리 집 마당에도 해마다 몇 개씩 나타난다. 외..

바질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아내가 좋아하는 향신채 바질 매년 저절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지 10여 년은 된 것 같다. 여린 잎을 따서 먹을 시기에는 전혀 드려다 보지도 않다가 꽃이 피는 시기면 찾아본다. 가지 끝 기다란 꽃이삭에 하얗게 피는 통꽃은 마디마다 5~6개 정도가 돌려나며 달린다. 꽃받침이 위에서 아래를 향해 달려서 꽃의 속을 드려다 보기는 힘들지만 종자가 익으면 주변에 흩뿌리기 좋은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매년 화분이나 마당에 떨어진 종자가 새로 싹을 틔우고 자라는 것 같다. 아마도 내가 바질이 향신채로 들어가는 스파게티를 좋아하면 화분 속의 바질이 남아나지 않았을 텐데 면류 음식을 싫어하는 탓에 매년 바질 꽃을 본다.

한라구절초

가을마당을 환하게 밝혀 주는 한라구절초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구절초는 종류가 많다. 포천구절초, 신창구절초처럼 한라구절초도 제주도 한라산 자락에서 자생하는 특산종이다. 인공배양이 되어서 요즈음 화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라구절초 구절초, 산구절초, 바위구절초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구절초는 6가지이다. 자생하는 구절초를 꽃만 보고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한라구절초는 다른 구절초와 달리 잎 모양이 뚜렷해서 비교적 구별하기가 쉽다. 잎이 두껍고 선형으로 잘게 갈라지며 갈래조각이 짧다. 자생지에서는 희귀 및 멸종위기종식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지만 배양종은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마당에 공간이 있으면 심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