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고향에 갔다가 처음 본 바람하늘지기
이토록 낭만적인 잡초 이름이 있을까요?
어떤 연유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알 수 없지만
한해살이풀인 잡초에 붙여진 이름으로는
참 호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과 하늘을 지키는 풀이라는 뜻일까?
'지기'라는 의미는 어떤 명사 뒤에 붙어
'그 사물을 지키는 사람'을 뜻한다.
또는 '되, 말, 섬' 등의 뒤에 붙어
'그만한 분량의 곡식을 심을 수 있는 논밭의 넓이'라는
뜻도 있다.
처음 본 식물이어서 이름을 알아내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유래를 찾는 것은 더 힘들다.
게다가 하늘지기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
12가지나 될 정도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알핏보면 석창포를 닮은 바람하늘지기는
논둑, 물가의 습지에 자라는 사초과의 한해살이풀이다.
가을에 피는 꽃은 기다란 꽃줄기 끝에
꽃이삭이 복산형으로 달린다.
작은 꽃이삭은 달걀 모양으로
붉은 빛깔을 띤 갈색이다.
맨 위 사진처럼 암술머리 3개와 수술이
작은 이삭 끝에 자세히 봐야 보인다.
잎몸이 없는 입집 두세 개가 줄기를 감싸고
잎은 가는 선형으로 줄기 밑부분에서
맨 아래 사진처럼 2줄로 배열하여 나는데
부채를 좌우로 편 것처럼 편평하다.
처음 보는데다 바람하늘지기라는 이름도 좋고
벗풀과 함께 심으면 보기 좋을 것 같아서
한 포기를 떠 왔는데
올해 종자에서 발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바람하늘지기>
외떡잎식물 벼목 사초과의 한해살이풀
학 명 : Fimbristylis miliacea (L.) Vahl / F. littoralis Gaudich
분포지 :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만주, 인도, 말레이시아, 호주, 북미
서식지 : 논둑과 묵정논, 하천변, 습지 언저리
영 명 : Globe fringe-ru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