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鳥類世上 116

상모솔새의 방문

우리 집 마당에 처음 방문한 상모솔새 암수 모두 정수리에 노란색 깃털이 있는데 특히 수컷은 그 가운데에 붉은 오렌지색 깃털이 있어서 그것이 상모처럼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해 질 녘 어둑어둑해진 무렵 두 마리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주목나무 생울타리 사이에서 좀처럼 전신을 드러내지 않는 상모솔새가 아쉽다. 상모솔새는 우리나라에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겨울새이다. 삼십 년 가까이 이 집에 살았지만 약 십여분간 처음 방문한 상모솔새. 아쉽다. 내년 겨울에 다시 찾아오기를 바란다. 상모솔새

박새 쇠박새 곤줄박이 겨울나기

집 주변에 터를 잡고 사는 작은 새들 박새, 쇠박새, 곤줄박이 등은 집 주변 수풀사이에 둥지를 틀고 산다. 겨울철에 먹이가 없는 이 새들을 위해 만든 새모이통 당초 계획은 먹이통을 가득 채워서 뚫어 놓은 구멍 속으로 먹이를 빼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올해는 쩐내가 나서 못 먹는다는 땅콩을 아들이 가져와서 매일 시간을 정해 주고 있다. 공짜로 그냥 주기는 좀 그래서 휘파람으로 신호를 주고 불러 모아서 손바닥에 올려줄 수 있는 단계까지 만들어 보려 한다. 그 결과 휘파람으로 불러 모으는 것까지는 성공했으나 손바닥에 땅콩을 올려놓고 주는 것은 좀 더 공을 들여야 할 것 같다. 휘파람을 불면 내가 먹이 주러 나오는 것으로 알고 날아와서 감나무에 앉는다. 가장 대범한 것은 곤줄박이이고 그다음은 쇠박새이다. 박새..

비오리를 만나다.

청계천 성동구관내 수역에서 처음 본 비오리 수컷 세 마리와 암컷 두 마리로 무리를 지었다. 이름부터 빛나는 것 같은 특이한 오리 비오리는 빛이 나는 오리라는 뜻이다. 빗(光) + 올히>비올히>비오리로 변했다는 것이다. 다른 뜻으로는 갈기 댕기가 얼레빗처럼 생겨서 혹은 멋스럽게 빗어 놓은 단발머리 같아서 붙인 이름이기도 하다. 화난듯 고추 서있는 암컷 비오리의 갈색 댕기를 보고 실물을 처음 보았음에도 사진에서 보았던 비오리라는 것을 확신했다. 비오리는 겨울철새로 우리나라 내륙의 큰 하천이나 호수, 드물게는 해안을 찾아오기도 하는데 청계천 중간 수역에서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었다. 이미 텃새화된 흔한 청둥오리나 흰뺨검둥오리처럼 풀뿌리나 이끼를 먹는 것이 아니라 비오리는 가마우지처럼 잠수해서 물고기..

민물가마우지

#민물가마우지 한강 수역을 넘어 옥천암 아래 홍제천까지 그 서식지를 넓힌 민물가마우지 도심 하천 정비로 하천 수계에 수량과 물고기가 늘어나면서 도심하천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새들이 부쩍 늘었다. 민물가마우지는 대형조류 중 하나로 그 사냥실력이 탁월하여 일찍이 중국에서는 가마무지를 길들여 물고기를 잡는 어업이 성행했을 정도이다. 끝이 굽은 길고 날카로운 부리로 잡은 물고기는 결코 놓치는 법이 없으며 잉어와 같은 대형어류도 한입에 꿀꺽 삼키기도 한다. 몽골에서는 개체수가 늘어난 가마우지로 인해 어족자원이 고갈되고 가마우지의 분비물로 인해 숲의 나무가 고사할 정도가 되어 주기적으로 가마우지를 잡아 죽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해와 서해 일부 섬에서 겨울을 나는 겨울 철새였지만 지금은 사계절 머무는 텃새..

큰기러기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겨울철새 기러기 무리 중 가장 큰 #큰기러기 그러나 크기에 있어서는 쇠기러기나 흑기러기와도 크게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쇠기러기가 75Cm 정도인데 반해 큰기러기는 76~89cm 정도이다. 게다가 깃털이나 가슴의 색깔만으로는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아래 사진의 오른쪽은 큰기러기 우측을 보고 서 있는 한 마리는 쇠기러기다. 큰기러기는 큰기러기끼리 쇠기러기는 또 그 종끼리 무리를 이루는 것만도 아니다. 두 종류의 기러기가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를 구분하는 것은 부리의 색깔과 머리의 하얀 무늬이다. 쇠기러기는 분홍색 부리에 이마에 흰색의 무늬가 있다. 큰기러기는 부리가 검은색이지만 부리 끝 가까이에 등황색의 띠가 있다. 둘 다 다리는 주황..

쇠기러기

이렇게 가까이에서는 처음 본 #쇠기러기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대표적인 겨울철새인 기러기 쇠기러기, 큰기러기, 흑기러기 세 종류 어린 시절 줄지어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본 것은 그냥 기러기떼였다. 겨울을 지내고 돌아가는 장거리 비행에 삼각뿔의 꼭짓점을 나는 기러기 리더는 공기저항을 온몸으로 받기 때문에 중간에 맨 뒤로 교체하는 조직적이고 헌신적인 생태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기러기 쇠기러기는 흑기러기보다는 크고 큰기러기보다는 조금 작지만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기러기 중 개체수가 가장 많은 흔한 겨울철새이다. 쇠기러기의 부리는 눈홍색이고 나머지 둘과 달리 이마에 하얀 무늬가 있어서 영명도 '이마가 흰 기러기(White-fronted goose)'이다. 몸 빛깔은 보통 회갈색이고 몸통 앞쪽이 등쪽보다 연하고 배쪽에 ..

서울에 동박새가?

#동박새 담장 옆에 핀 매화를 찾아온 #동박새 하얀 링 모양의 눈둘레선이 돋보이는 사진으로만 보았던 황록색의 작은 새. 20년이 넘게 사는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동백나무가 많은 남부지방 해안이나 도서에서만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진객을 만난 기쁨이 큰 4월의 첫날이다. 4층에서 망원으로 담은 것을 확대해 보고서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너무 작고 귀엽다. 처음에는 오목눈이인줄 알았었는데 동박새인 줄 알았더라면 뛰어내려 가서 좀 더 가까이 담았을 걸 아쉽다. 그래도 매화의 향과 꿀맛을 알았으니 언젠가 다시 찾아올 것을 기대해 본다. 검색을 해보니 서울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것 같다. 거미나 곤충 같은 동물성 먹이도 먹지만 주로 꽃의 꿀을 따먹는 고상한 새. 특히 동백꽃의 꿀의 좋아해서 원래 동백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