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鳥類世上

비오리를 만나다.

가루라 2024. 2. 3. 00:03

청계천 성동구관내 수역에서 처음 본 비오리

수컷 세 마리와 암컷 두 마리로 무리를 지었다.

이름부터 빛나는 것 같은 특이한 오리

비오리는 빛이 나는 오리라는 뜻이다.

빗(光) + 올히>비올히>비오리로 변했다는 것이다.

다른 뜻으로는 갈기 댕기가 얼레빗처럼 생겨서

혹은 멋스럽게 빗어 놓은 단발머리 같아서

붙인 이름이기도 하다. 

화난듯 고추 서있는 암컷 비오리의 갈색 댕기를 보고

실물을 처음 보았음에도

사진에서 보았던 비오리라는 것을 확신했다.

비오리는 겨울철새로

우리나라 내륙의 큰 하천이나 호수,

드물게는 해안을 찾아오기도 하는데

청계천 중간 수역에서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었다.

이미 텃새화된 흔한 청둥오리나 흰뺨검둥오리처럼

풀뿌리나 이끼를 먹는 것이 아니라

비오리는 가마우지처럼 잠수해서 물고기를 잡는

육식성 조류이기 때문이다.

잠수해서 자유롭게 유영할만한 깊이와 넓이 등이

이제는 청계천에서 확보된 것이라는 증거가 될까?

물고기가 많아진 것은 이미 알려진 것이고.

비오리 수컷

수컷 비오리는 몸통은 등의 중앙부만 검고

나머지는 눈부신 흰색이다.

머리는 광택이 나는 진한 녹색이고

붉은색 부리는 암컷과 마찬가지로

가늘고 약간 길며 끝이 휘어져 있다.

부리에 이빨 같은 돌기가 있어서

한번 잡은 물고기는 놓치지 않게 되어 있다.

다리는 암수 모두 황색을 띤 붉은색이다.

비오리 암컷

암컷 비오리는 등이 회색이고

아랫면은 흰색에 옅은 회색 무늬가 있다.

머리는 갈색 댕기가 있는데

마치 애니메니션에 등장하는 앵그리버드처럼

깃털이 서 있고 눈은 깊다.

날아갈 때 날개의 흰색 얼룩무늬가 아름답다.

비오리는 개울가에 둥지를 틀고

때로는 나무구멍이나 인공새집 또는 건물에도

둥우리를 틀기도 한다.

수컷 3마리와 암컷 2마리가 이룬 무리를 지켜보는데

수컷보다는 암컷이 성질이 더 거칠어 보인다.

초식을 하는 청둥오리는

수컷이 암컷을 꼼짝 못 하게 하는데 반해

비오리는 때로 물고기 사냥에 실패한 암컷이

수컷의 먹이를 빼앗아 먹기도 한다.

지켜보는 내내 수컷을 거칠게 쫓아다니는 비오리를 보니

비오리의 세계가 바로 아마조네스인 것 같다.

<비오리>

척삭동물 기러기목 오리과의 겨울철새

학    명 : Mergus merganser (L. 1738)

분포지 :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서식지 : 개울가, 땅 위의 구멍, 강가의 구멍

크    기 : 약 66cm

영    명 : common mergan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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