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 1286

섬초롱꽃

한국특산종으로 울릉도 바닷가에 자라는 섬초롱꽃 한 포기를 심어서 시작했는데 개체수가 너무 늘어서 재작년부터 봄에 일부를 솎아내어 나물로 먹고 있다. 기본적으로 꽃을 보기 위해 심어 가꾸는 것들은 섬초롱꽃이 아니더라도 눈에 양보하지 나물로 먹지는 않는다. 그럴 만큼 자생 야생화들 중에는 나물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외래종 화초보다는 자생야생화들을 더 좋아하고 마당에서 키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섬초롱꽃은 자줏빛이 돌고 능선이 있는 줄기가 곧게 서서 자란다. 근생엽은 잎자루가 길지만 줄기잎은 차차 짧아지다가 없어진다. 총상꽃차례로 달리는 초롱 모양의 꽃은 연한 자줏빛 바탕에 짙은 점이 있다. 흰섬초롱꽃과 자주섬초롱꽃이 있는데 정확하게 동정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조밥나물

산지의 약간 습한 곳에 자라는 조밥나물 인왕산 기차바위 능선 오르기 전 북쪽 사면에 조밥나물 군락지가 있어서 해마다 그곳에서 총채 같은 노란 꽃을 만났었다. 그러나 작년 4월 인왕산 화재로 인해 자생지가 소실되어서 안타깝게도 볼 수가 없었다. 올해는 보지 못하고 지나가나 했었는데 뜻밖에도 홍제천 제방 축대 사이에서 만났던 조밥나물 재작년에는 없었던 지역에 조밥나물이 자랐으니 누군가 종자를 뿌린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오전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해가 드는 곳인데도 하천변의 습기를 머금고 자라는 것일까? 제법 실하게 자랐다. 천변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을 위해 해마다 여름이 지나면 잡초제거를 하는 곳이라 키가 너무 커서 옆으로 누워버린 조밥나물을 작업자들은 잡초라 생각해서 제거해 버렸다. 그들이 심은 붓꽃..

배풍등 열매

어떤 꽃 못지않게 아름다운 배풍등 열매 잘 익은 배풍등 열매는 흡사 7월의 탄생석 루비를 깎아 만든 보석 같다. 햇빛에 비추어 보면 속이 보일 듯 말 듯 영롱함이 더해진다. 가지과의 덩굴성 반관목인 배풍등 꽃이 너무 작아서 꽃으로는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낙엽이 지기 시작할 무렵이면 빨갛게 익은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린 것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배풍등 열매를 한 움큼 따서 짜면 손가락 사이로 빨간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고 잘 익은 열매의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보면 쫘악 훑어서 한 입에 털어 넣고 싶을 정도이다. 그러나 보기와는 다르게 배풍등은 유독식물이라 열매를 따 먹어서는 안 된다. 오로지 눈에 양보해야 할 뿐... 이렇게 작고 하찮은 꽃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열매를 만들어 내는 자연은..

다육이 녹탑

불과 2년 만에 화분 가득 자란 다육이 녹탑 우리나라 화원에서는 녹탑이라고 팔고 있지만 영어명칭을 찾아 보면 녹탑은 다른 식물로 따로 있고 이것은 쥐꼬리돌나물, 시계줄돌나물, 공주솔돌나물 등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어야 할 것 같다. 줄기가 시계줄처럼 꼬여 있는데 잎자루 사이에서 10~11월에 눈에 잘 보이지 않을만큼 작은 꽃이 핀다. 자세히 드려다 보면 통꽃으로 화관이 다섯갈래로 갈라지고 노란 꽃밥이 달린 다섯개의 수술이 보인다. 꽃의 존재를 눈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꽃이 필 때면 진하고 달콤한 향기가 풍겨 나와 향기를 따라가면 꽃을 볼 수 있다. 비록 작고 볼품없는 꽃이지만 향기만은 어떤 크고 화려한 꽃 못지않으니 한 번쯤 키워보기를 추천한다. 줄기를 떼어내어 땅에 꽂아두면 금방 뿌리를 내릴 정도로 증식도..

일년에 두번씩 꽃을 피우는 석곡, 백화등

4~5월 경에 피는 석곡 9월, 10월에 또 꽃을 피웠다. 1년에 두 번씩 꽃을 피우는데 겨울철에 실내에 두었더니 불시개화가 습관화되었나 보다. 덕분에 봄의 향기를 가을에도 누린다. 향기 좋은 백화등도 5월에 피었었지만 10월에 또다시 꽃을 피웠다. 비록 봄 만큼 많은 꽃을 피운 것은 아니지만 단 두송이만으로도 거실을 달콤한 향기로 채우는 백화등 작은 분재로 키우기 좋은 이 땅의 자생식물들이다.

백사실계곡 설경

갑진년 새해를 앞두고 서울에 내린 서설 31년 만의 많은 눈이라는 소식에 찾아간 백사실계곡 이름에 어울리게 백사실계곡은 하얀 눈에 포근히 덮여 있다. 물을 필요로 하는 많은 생물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듯 겨울 가뭄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내린 눈 습기까지 잔뜩 머금은 눈에 계곡은 겨울철 생기를 되찾을 것이다. 그렇게 맞이한 20924년 갑진년 새해 새날 모두가 새해 복 많이 받기를 하늘이 내린 축복의 눈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백사실계곡 설경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볼 수 있을까?

사마귀풀

재작년까지 3년간은 집에서 볼 수 있었던 사마귀풀 연꽃을 심기 위해 퍼왔던 논흙 속에 사마귀풀 종자가 있었던지 연꽃을 심었던 수조에 5년 전에 처음 피었었다. 사마귀풀은 닭의장풀과의 한해살이풀로 논이나 논두렁, 연못, 냇가 등 습지에 자란다. 줄기 밑부분이 옆으로 벋어 가지가 갈라지고 각 마디에서 수염뿌리가 나와 번진다. 8~9월에 연한 붉은 빛을 띤 자주색 꽃을 피우는 사마귀풀 잎겨드랑이에 한개씩 달리는데 꽃잎은 둥근 달걀 모양, 꽃받침조각은 줄 모양 바소꼴로 각 3개씩이다. 수술은 3개이고 수술대에 털이 있으며 헛수술이 3개 있어서 꽃이 오묘하다. 종자가 땅속에서 몇년을 썩지 않고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 집 수조에서 꽃을 피운 사마귀풀은 논흙을 떠 온 지 10여 년 만에 꽃을 피웠었다. 그래서 그런지 ..

기린초

우리나라 전역의 바닷가 또는 산지의 바위틈에 자라는 기린초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기린초는 암석정원으로 꾸민 주택에도 석축 사이의 틈새식물로도 유용하다. 돌나물과의 꽃들과 형태는 비슷한 기린초 6~7월에 취산꽃차례로 별모양의 노란 꽃이 피는데 바소꼴의 꽃잎은 다섯 장이고 끝이 뾰족하다. 수술은 10개, 암술은 5개이다. 위 사진에서 보듯 자연상에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꽃잎이 6개인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바위틈 척박한 곳에 자라는 기린초일수록 보편적으로 줄기가 곧고 길다. 우리 집 마당에 심은 기린초는 줄기가 거의 바닥을 기다시피 한다. 대신 꽃송이는 바위틈의 그것보다 크다. 흙 한줌없는 바위틈에 뿌리내린 기린초 그 생명력이 경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