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문장대와 능선의 암봉>

옛날 제 고교시절 속리산을 빼고는 수학여행을 갈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강남의 어느 고등학교는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나서

수학여행경비가 400만원이 훌쩍 넘는다는 기사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랬던 속리산을 세번도 넘게 왔었나 봅니다.

매번 법주사만 보고 돌아왔으니

속리산을 갔다왔다는 게 아니고 속리산 법주사를 다녀왔다가 맞겠지요.

모처럼 고교동문 산악회에서 속리산 문장대를 오른다하여

최근 약간의 문제가 노출되기 시작한 무릎에 대한 우려를 접고

강행하기로 합니다.

게다가 상주 화북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니

비교적 오름도 그리 힘들지 않다는 얘기에 선뜻 따라나섰습니다.

화북오송주차장쪽 나들목에는

막바지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든 속리산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출발지에서 이 많은 사람들이 입산하는데도

정작 산에 들어가면 앞뒤로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으니

산은 정말 넓은 가슴으로 사람들을 품어주나 봅니다.

꽃을 길에 깔아 입산을 환영하는듯

곱게 물든 빨간 단풍이 등산로에 가득 깔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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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낙엽 

정상부 암봉들 

곱게 물든 단풍 

등산로 초입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늘 제 빛깔을 잃지 않는 기품있는 조릿대와

미끈한 허리의 교목과 관목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포근한 숲길

숲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산행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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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초입 

마른 계곡의 물길 

등산로 

등산로

짧지만 운치있게 만들어진 통나무 다리도 있습니다.

입구에서는 약간의 경사도로 조금 힘들었지만

이내 자연석으로 운치있게 만들어 놓은 완만한 산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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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

등산로

등산로

중간 암릉에서 파노라마로 담은 문수봉 능선의 암봉들

정상부에 가까워지자 법주사 쪽에서 골을 타고 넘어온 습기가 머무르는 탓인지

길가에는 하얗게 서릿발이 일었네요.

서릿발 

잘게 부서진 서릿발 

중간에 두번씩이나 쉬고 할망하고 올랐는데도

한시간 40여분만에 문장대 사거리에 도착합니다.

문장대 사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200mm 망원으로 당겨 담은 문장대 정상은

마치 컬러풀한 머리가 자라난듯 사람이 빼곡합니다.

속리산은 소백산맥 줄기 가운데에 위치하는 산으로 경상북도 상주시와

충청북도 보은군, 괴산군 등 3개의 지자체에 면하고 있습니다.

주봉인 천왕봉의 높이는 1058m

예로부터 광명산(光明山), 지명산(智明山), 미지산(彌智山), 구봉산(九峯山),

형제산(兄弟山), 소금강산(小金剛山), 자하산(紫霞山) 등 다양하게 불리웠답니다.

천왕봉 등 8개의 봉(峯)과 문장대 등 8개의 대(臺)는 보은군 쪽에 있고

폭포는 상주시 쪽에 있습니다.

멋진 암봉들

공룡뿔처럼 생긴 바위 

문장대 능선 

문장대사거리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고

몇몇이서만 문장대를 오릅니다.

발디딜틈 없는 정상의 사람을 보고 다들 지레 겁먹고 포기한 상태여서

문장대 표지석 앞에서의 인증샷은 아에 포기합니다.

문장대 정상부 

문장대에서 담은 천왕봉 능선 

파노라마로 이어 붙인 풍경입니다.

1054m의 문장대 정상에 서니 사방의 산들이 모두 발아래 엎드립니다.

길게 늘어 선 신선대, 비로봉, 그리고 속리산의 최고봉 1058m 천왕봉

속리산터미널에서 출발할 버스시간에 맞추어 법주사쪽으로 하산을 서두릅니다.

하산길에 만나는 단풍

올해 가뭄이 심했는데도 이 곳 단풍은 색깔이 곱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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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단풍 

단풍 

단풍 

하산길에 입구만 담은 복천암

복천암

복천암 입구 

복천암 전경 

복천암 아래,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뭣고다리

이 뭣꼬?

법주사로 향하는 길을 가득 채운 가을빛

지질증나게 긴 하산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법주사 경내에 다다릅니다.

법주사의 대명사로 불릴만큼 익숙한 법주사 팔상전과 금동미륵대불

<속리산 법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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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채 

금동미륵대불 

금동미륵대불과 팔상전 

법주사를 대충 훑고 산문을 나섭니다.

길게 그림자를 끄는 숲속은 늦은 오후의 가을빛이 가득합니다.

개울가는 아직 가을빛과 여름빛이 뒤섞여 갈피를 못 잡고 있네요.

머지않아 대세는 가을빛으로 기울었다가

이내 빨가벗은 엄동설한이 되겠지요.

가을 빛을 머리에 가득 이고 있는 <법주사 일주문>

법주사의 가을을 길이 기억하게 만드는 고운 단풍나무 위로

가을 햇살이 쏟아집니다.

시멘트콘크리트로 되어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 미륵대불이 금동으로 바뀌어

고교시절의 추억을 되살릴 수는 없지만

법주사 입구 계곡을 가득 채운 가을빛으로 새로운 추억을 새기고 돌아온

속리산 산행이었습니다.

 문장대 위에서 천왕봉쪽을 담은 동영상

문장대 위에서 밤치쪽 풍경을 담은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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