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눈꽃산행> - 작은 사진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함백산방향을 담은 파노라마>
친구가 함께 하던 산악회에 끼어서
벼르고 별렀던 태백산 눈꽃산행을 결행했습니다.
작년 1월말 휘몰아치는 소백산 눈보라 속에서 떨었던 기억은 까맣게 잊어버렸지만
연화봉에 이르는 환상적인 설경을 두고 두고 잊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겨울 눈꽃산행은 추위를 감수할만한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는 생각에
다음 코스로 태백산이나 함백산 눈꽃산행을 그리고 있었지요.
그래도 혼자서는 엄두를 낼 수도 없었을텐데
다리 걸치고 들어가도 부담이 없는 친구의 산악회
태백산 눈꽃산행에 합류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아침 7시반에 사당역을 출발한 버스는 11시가 넘어 화방재에 도착했습니다.
사길령매표소, 산신각, 유일사, 장군봉, 천제단, 부쇠봉, 문수봉을 돌아
당골광장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화방재를 출발할 때는 우리 일행밖에 없었지만
장군봉 정상에 오르는 지름길인 유일사 갈림길에 이르자
금요일임에도 눈꽃산행을 즐기려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합니다.
01 |
02 |
03 |
04 |
05 | ||||
사길령매표소 |
사길령 |
유일사 갈림길 |
정상가는 길 |
정상가는 길 |
아마도 태백산 눈꽃산행의 백미는 유일사에서 장군봉에 이르는
주목과 관목 군락지대가 아닐까 싶네요.
대부분의 사진을 이곳에서 담았을 만큼 멋진 설경들이 많았지만
40명이 넘는 단체가 이동하는 속에서 혼자만 따로 이탈할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기고
출사를 목적으로 이 구간을 꼭 다시한번 찾고 싶다는 생각을 꼭꼭 담고 왔습니다.
간밤에 흩날렸던 눈발 탓인지 화방재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우중충하게 흐려 있었지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하늘은 점점 개었습니다.
덕분에 주목군락지의 환상적인 눈꽃을 즐길 수 있었네요.
이하는 설명이 전혀 필요없는 주목에 핀 눈꽃 사진들입니다.
눈꽃을 피운 주목들
01 |
02 |
03 |
04 | |||
주목 |
주목 |
주목 |
구부능선 사면 |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주목.
가히 나무의 신선이라 할 수 있는 나무의 신인가 봅니다.
죽은 나무는 죽은 채로, 산 나무는 살아 있는 채로
제각각 눈꽃을 피우거나 눈을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마치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선계(仙界)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정희성시인은
평생을 그 모양으로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말을 받는다 노래합니다.
고사목과 살아있는 나무들
01 |
02 |
03 |
04 | |||
주목 |
주목 |
주목 |
주목 |
키 작은 관목에 핀 눈꽃들
|
| |
관목 숲 |
나무가지의 눈꽃 |
마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숲속의 거대한 나무수염과 엔트처럼 보이는 주목들
굳이 단군신화의 태백산 신단수를 떠올리지 않아도 태백산이 나무들의 신전 같지 않나요?
사람들의 발걸음은 미로에 갇힌듯 주목 사이를 떠돕니다.
환상적인 모습을 담느라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이겠지요.
01 |
02 |
03 |
04 | |||
눈꽃 |
주목 삼대 |
정상 능선 |
외로운 주목 |
주목 군락지의 눈밭이 마당으로 변해 버릴만큰 빼곡하게 찍힌 사람들의 발자국들은
설경에 취해 태백산을 떠나지 못하고 맴도는 기억들의 흔적입니다.
눈보라가 치는 난장에 앉아서 먹는 점심까지도 말입니다.
생각 같아서는 여기에 머물다가 바로 하산했으면 좋겠지만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산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몇컷의 사진을 추가로 담고
01 |
02 |
03 |
04 | |||
설경 |
일행과 함께 |
즐기는 사람들 |
고사목 |
하산 예정시간에 쫓기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정상으로 향합니다.
<천제단에서 담은 장군봉 정상>
장군봉에 가까워지면 태백산의 허리는 무척 여유로워집니다.
고교시절 자주 올랐던 무등산 중머리재처럼
아무에게나 등허리를 허허로이 내어줄성 싶습니다.
세차게 부는 바람을 마주하는 지형이어서 그런지
괜히 젠체하는 키 큰 나무도 없고
눈도 나무도 바람결을 따라 낮게 몸을 누이고 있어서 그리 보이는 것일까요.
|
| |
장군봉 |
천제단 오르는 길 |
천제단 정상은 평일임에도 겨울산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뺨을 파고드는 바람 속에 후드까지 완전히 덮어 쓰고서
태백산 표지석 앞에서 인증샷 순서를 기다립니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표지석 앞에서의 인증샷은 포기하고
아직도 멀게만 보이는 문수봉을 향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괴이한 느낌을 주는 키 작은 관목지대를 통과하고
부쇠봉을 우회하여 문수봉으로 향합니다.
01 |
02 |
03 |
04 |
05 | ||||
천제단에서 |
문수봉 능선 |
천제단 |
관목지대 |
부쇠봉 우회길 |
천제단에서 부쇠봉에 이르는 관목지대가 끝날 즈음
또다시 군데 군데 쭈삣쭈삣 솟아 오른 주목들을 만나게 됩니다.
잎이 무성한 중간이 아니었다면 바짝 마른 상부와 하부만 보면 마치 고사목처럼 보입니다.
도데체 이 나무의 수령은 얼마나 되었을지 새삼 궁금해집니다.
마짝 마른 나무등걸 속 깊이 살아 흐르는 수액을 생각하면
수백년의 세월 죽은듯 살아있는 거대한 주목 앞에 나의 삶이 얼마나 초라해지는지....
개활지에서 기형적이면서 조형적인 주목의 외관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은 점차 사라지고
다른 관목과 교목 숲으로 바뀔 즈음 숲 사이로 지나온 경로를 되돌아 보니
장군봉과 천제단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없이 포근해 보입니다.
<나무 사이로 건너다 본 천제단과 장군봉>
부쇠봉을 완전히 돌아서면 참나무 숲이 시작되고
참나무 숲이 끝날 즈음 제멋대로 자란 특이한 나무 숲을 만나게 됩니다.
하얀 나무둥지 껍질이 벗겨져 부직포처럼 너덜거리는 거제수나무입니다.
산아랫쪽 거제수나무는 우측의 사진처럼 반듯하게 쑥쑥 자랐지만
산 정상의 나무들은 가운데 사진처럼 땅 넓은 줄만 안 것인지
키는 크지 않고 제멋대로 옆으로 가지만 펼치고 있네요.
이것도 고도 차이에 따른 식물의 생존전략일까요?
01 |
02 |
03 | ||
참나무 고목 |
정상의 거제수나무 군락 |
산자락의 거제수나무 |
어쩌면 식물의 환경 적응력이 우리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난것이지 싶습니다.
<문수봉>
화방재를 출발한지 4시간만에 도착한 문수봉
북한산 문수봉과 달리 봉우리랄 것도 없이 밋밋합니다.
문수보살의 넓고 깊은 지혜를 상징하듯 널직한 바위지대위에 누군가 쌓아 놓은 돌탑 첨두가 이채롭습니다.
<문수봉에서>
|
| |
만경사와 장군봉, 천제단 |
함백산 방향 |
문수봉을 출발하여 소문수봉과 금천, 당골광장 갈림길에서
당골광장쪽으로 하산 합니다.
하산길 골짜기 좌우는 하늘을 찌를듯 높이 솟은 일본잎갈나무숲으로 잘 조림되어 있네요.
<일본잎갈나무 숲>
당골광장에서 진행중인 눈꽃축제 눈조각공원입니다.
해는 벌써 서산에 걸쳤는데도 저물어가는 겨울을 즐기는 또다른 사람들입니다.
<눈조각품들 몇컷>
01 |
02 |
03 | ||
태백눈꽃축제 눈조각공원 |
눈꽃축제 눈조각공원 |
눈꽃축제 눈조각공원 |
현지식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상경하는 내내
마음은 하얗게 눈을 이고 있는 주목군락지를 헤매고 있네요.
출사를 함께 할 다른 친구를 빠른 시간내 찾아봐야 할까봅니다.
예전 덕유산이나 작년 소백산 갔을 때 만큼 눈이 그리 많이 쌓이지 않아서
온산이 하얀 눈으로 두껍게 덮힌 날을 택해서 꼭 다시 찾고 싶은 태백산입니다.
'무위자연 > 世上山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문수봉 철주난간코스를 타다 (0) | 2015.05.06 |
---|---|
북한산 비봉오르기 (0) | 2015.04.28 |
아차산 겨울 풍경 (0) | 2015.01.04 |
북한산 문수봉 설경 (0) | 2014.12.25 |
계룡산 산행기 (0) | 2014.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