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천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년 9월 발표한 '서울비전 2030'에서 언급한
'지천르네상스' 사업의 명칭을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라는 이름으로 본격화한다고
지난 4월 28일 발표했다.
도림천, 정릉천과 함께
홍제천의 홍지문 인근과 인공폭포 주변이
대상 사업지로 선정되어
휴식공간과 편의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이
사업의 주요 내용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홍제천의 원래 이름은
모래뿐이라 하여 사천(沙川)이라 부를 만큼
갈수기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乾川)이었다.
그랬던 것을 2008년 서대문구 관할 백련교 부근에
한강물을 끌어서 인공적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통수를 하고
뒤이어 종로구 구간인 신영동 이하 구간을 정비하여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한강물이라고 발표했지만
하상의 바닥에 쌓이는 붉은 침전물로 볼 때
지하철, 터널, 전력구, 통신구 등
지하시설물로 인해 유출되는 유출지하수를
끌어 와서 흘려보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통수구로부터 1~2km 이하 구간은
하상의 바위들은 물론 바닥에까지
철분으로 생각되는 빨간 침전물이 침착되고 있다.
비록 지하유출수라 하여도
일정 거리를 흐르면
하천의 자정작용에 의해
수질은 비교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홍제천 지천 상류에 살던 버들치와
피라미, 돌고기, 메기, 모래무지, 붕어, 잉어 등
각종 민물고기는 물론
최근 상명대 입구 교각 아래에서
중대백로가 잡은 꺽지를 볼 수 있었을 정도로
자연하천의 모습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었다.
지난 4월 말경 홍제천에 나갔을 때
하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첫 번째 세 번째 사진은 작년 4월에
홍은초등학교 주변에서 담은 사진이다.
홍제천 좌우측에 밀생하고 있는 수초들로 인해
4월 초까지만 해도 홍제천은 자연하천처럼
작은 급류와 여울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있었다.
특히 수변의 나무와 풀들은 새들의 쉼터이자
은신처, 산란장이기도 하지만
물속에 내린 풀뿌리는
물고기들의 은신처이자 산란장이기도 하다.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 백로과 새들은
다리를 이용해 수초 사이를 건드려서
수초에 숨어 있는 물고기를
더 쉽게 잡아먹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운하처럼 수초지대를 모두 없애버리는
서울형 수변감성도시가 과연 감성을 높이는 수변일까?
더구나 산책로를 포함한 수변의 폭은
홍수기의 수량을 감당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수초지대를 없애버린 이유를 알 수 없다.
어차피 큰 물이 지면
물이 만들어 놓은 퇴적 지대가 천변에 생기고
그곳에 자연스럽게 수초가 다시 자라겠지만 말이다.
물론 천변 주민들은 수초로 인해
벌레들이 들끓는다 불평할 수도 있다.
한여름철에는 하상의 수초를 잘라주면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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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수변도시의 느낌을 살리려면
건천에 유출지하수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피 하지만
철분 성분을 과도하게 머금고 있는
지하수의 중수처리를 해야 하는 것이 시급한 것이 아닐까?
당초 홍지문 오간수문 바로 아래에 만들었던 통수구 주변의 바위가
온통 핏빛으로 변하고 난 후
통수구는 홍지문 500여m 아래 다리 밑으로 바꾸었지만
거기서부터 옥천암까지의 하상은
마치 철분을 뿌려 놓은 듯 빨갛다.
옥천암 바로 아래에는
물이끼에 침착하여 마치 그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위 사진 두장에서 보듯
자라와 거북의 등갑에도 빨간 쇳물이 내려앉았다.
지하공간이 늘어남에 따라
막대한 양으로 쏟아져 나오는 지하유출수도 자원이기 때문에
반드시 재활용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반드시 중수처리를 하여 흘려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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