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昆蟲世上

네발나비와의 교감

가루라 2013. 12. 20. 16:24

올 여름 우리집 단골 손님 네발나비를 후려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나비들은 렌즈를 자신의 몸통쪽으로 향하는 기미만 있어도

훌쩍 날아가 버리는데

네발나비가 날개를 펼치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을 때는

전혀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표범무늬로 위장하여서 천적으로부터 자신이 보호될거라는 안도감 때문일까요 ?

 

여우팥 이파리에 앉은 네발나비에게 손을 내밀어 봅니다.

앙증맞은 다리로 더듬거리는 것 같더니 냉큼 손가락 위로 올라 옵니다.

 

<네발나비>

절지동물 나비목 네발나비과의 곤충

학   명 : Polygonia c-aureum (Linnaeus, 1758)

분포지 : 한국, 일본, 대만, 중국, 인도차이나

서식지 : 낮은 산지와 숲 가장자리, 민가 주변, 수변지역 등

출현기 : 3~11월

곤충은 다리가 세쌍 즉 여섯개의 다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네발나비는 앞다리 한쌍이 매우 작거나 퇴화하여

마치 네개의 다리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네발나비라 부른답니다.

손가락 끝에 앉아 한껏 맵씨를 뽐내며 한참동안 일광욕을 즐기다 날아 갑니다.

제가 나비를 후린 것인지 네발나비가 저를 후린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편날개의 길이가 23~32mm인 날개를 온전히 펼치고 고춧잎에 앉아 한가하게 일광욕을 즐기는 중입니다.

온몸을 뒤덮은 솜털이 햇빛에 반짝입니다.

토마토 이파리 위에 다시 내려 앉아 제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집 주변 여기저기 빽빽하게 자란 환삼덩굴을 먹고 자라서 네발나비 개체수가 부쩍 늘었을까요 ?

여우팥 이파리에 다른 세마리가 한꺼번에 앉아서 수군댑니다.

아마도 제 손가락에 앉았던 아이를 별종이라고 왕따시키려나 봅니다.

주변을 떠나지 않고 계속 주변을 맴돌며 저를 바라 보는 것 같습니다.

네발나비가 미쳤나 봅니다.

어쩌자고 인간과 사랑에 빠지다니.....

한라구절초에서 흡밀중인 네발나비

뒤날개 밑면에 하얗게 C자 무늬가 보이시나요 ?

이 C자로 인하여 남방씨알붐나비라고도 불리운다네요. 

메리골드에서 흡밀중인 네발나비

  참나무 숲길을 걷다보면 달콤한 참나무 수액에 많은 곤충들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네발나비도 보통은 그 틈에 섞여 있고

동물의 배설물이나 습지에 떼로 모여드는 경우도 있답니다.

네발나비는 애벌레일 때 환삼덩굴 잎을 먹고 자라며 성충으로 겨울을 난답니다.

운 좋으면 지난 여름 제게 사랑에 빠진 네발나비를 한겨울 눈밭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

<쑥부쟁이에서 흡밀하는 네발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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