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풍경사진

능내리 다산생태공원의 초겨울

가루라 2016. 12. 24. 00:57

갑자기 죽어버린 컴퓨터를 안고 병원에 입원시키고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팔당호변 능내리 다산생태공원을 찾았습니다.

눈이라도 쏟아질 것 같던 하늘에

간간히 빗방울이 드는 날.

평일임에도 겨울로 가는 길목의 언저리가 궁금한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혼자 온 사람, 커플들, 친구들, 가족들, 그리고 단체 여행객들

나들이 구성원은 각각 달라도

제각기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는 차분한 소요일까요?

갑자기 랭보의 "소요"가 생각납니다.

"잠자리 없는 나그네처럼 자연속을 걸어가리라"

6~7년전쯤 회사내 직원의 도움으로 조립했던 내 다섯번째 개인용 컴퓨터

옛날에는 회사의 자산관리규정 상 PC는 내용년수가 5년인 고정자산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PC는 고정자산이 아닌 소모품으로 취급되나 봅니다.

2~3년이면 스펙아웃으로 퇴물로 취급되지요.

그런 컴퓨터를 베테랑처럼 6년 이상이나 끌어안고 있었으니...

필드에는 아직도 자신이 필히 필요한 곳이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6년이나 지난 PC가 여전히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었던 탓일까요?

<수면에 낮게 날으는 가마우지 떼>

그러나 60년이 넘은 몸 여기저기 이상 징후가 보이고

고장난 곳이 드러나듯

내용년수가 지난 컴퓨터와 십년이 지난 자동차도

하나 하나 망가져 가는 실상 속에서

아직은 아니라고

약해져 가는 의식을 붙들어 맵니다.

비록 계절이 바뀌어

나무는 잎새를 떨구고 헐벗고 있지만

내년에는 다시 진한 초록의 이파리들로 무성해지는 것처럼

가슴 저 밑바닥에 꿈틀거리는 희망과 열정의 씨앗이

다시 싹트는 봄을 기대해 봅니다.

팔당호를 가득 채운 호숫물이 마르지 않듯

환갑을 훌쩍 넘긴 지금도

마르지 않은 가슴 속에는 열정이 넘쳐난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각인시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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