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풍경사진

숭례문의 열쇠구멍

가루라 2017. 2. 3. 23:56

겨울날 오후의 햇살이 숭례문을 열었습니다.

겨울 햇빛이 만들어 놓은 열쇠구멍

그 틈으로 성 밖과 안을 봅니다.

한수지남에 살던 조선인들은 한양도성 안을 가려면 이 문을 통과했을 것입니다.

입신양명의 꿈을 품고 과거보러 갔던 선비들

대박의 꿈을 안고 이고 지고 한양을 찾았던 보부상들

호패가 없는 사람은 성문을 출입할 수 없었고

그 시절에도 성문을 지키는 포졸들의 허락이 없이는

궐안을 출입하기조차 불가능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길게 누운 해거름의 겨울빛이 만들어 놓은

열쇠구멍모양의 그림자를 보며 생각해 봅니다.

오늘날 비록 수도 서울에 들어 오는 문은 없어졌지만

성공적인 서울의 삶을 꿈꾸며 이주한 소위 흑수저들에게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문턱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런지...

홍예문을 통해 번화한 성안을 바라보았을 그 시절

그 사람들의 시선으로 봅니다.

<성 안>

누군가에게는 넘사벽이었을 숭례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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