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어린 시절 흔하게 보았던 #접시꽃.
도종환의 시 "접시꽃 당신"으로
접시꽃을 알게 된 세대에게는 생경하겠지만
우리나라의 접시꽃의 기록은 무척 오래되었다.
신라 최치원이 접시꽃을 소재로 쓴 시가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그 연조가 깊다.
고향의 집집마다 심었었던 친숙함때문에
몇 년 전 분홍색 접시꽃 두 포기를 키웠었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볼 때
접시꽃은 무지하게 크고
당시의 나를 압도하는 큰 키로 인해
꽃이 내게 주는 위압감이 엄청 컸었다.
성인의 시선으로 보아도 역시
우리 집 마당이 포용하기에는 너무 컸다.
그 이후 다시는 접시꽃을 심지 않는다.
접시꽃의 꽃말은 '평안, 풍요, 야망'이다.
접시꽃은
일부를 인용해보면
납작하게 익은 열매가 접시를 닮았다고
그렇게 불렀다.
암이 걸린 아내를 안타까워하며 쓴 시인
시인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은
그저 아내를 접시꽃 같다 했을 뿐
누구나 당면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앞두고
마무리해야 할 것들을 애절하게 노래하고 있다.
모두가 내 입장 같은 시어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일부를 인용해 보면
아래와 같다.
중략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 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한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