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2010년 원단 인왕산 일출

가루라 2010. 1. 2. 14:43

2010년 1월 1일 아침 6시

해마다 밤길을 더듬어 오르던 북한산이 부담스러워

올해는 인왕산에서 일출을 보리라 집을 나서다.

홍제동쪽 도심은 반공에 걸린 달빛 아래

불빛마저 졸고 있는 새벽 

인왕산 기차바위 능선에 뜬눈으로 여명을 맞는 눈길들

 제법 두껍게 쌓인 눈을 허리에 이고

 가파르게 엎드린 바위 능선의 눈발을 차고 오르는 매서운 칼바람 

 그 바람을 뚫고 멀리 하남 검단산 너머로

마침내 2010년이 붉은 머리부터 내밀기 시작한다.

 이내 반공중에 쟁반같이 둥근 얼굴로 자리 잡더니

 온누리가 그의 붉은 얼굴빛 아래 모습을 드러낸다.

새로운 면모로 새천년의 열번째 아침을 맞는 도심.

한폭의 동양화처럼 고색창연한 모습으로 깨어난 서울

마치 잔뜩 기름 먹은 유포지 위의 동양화처럼 매끄러운 얼굴이다. 

따사로운 햇살은 깊은 잠에 빠졌던 빌딩들을 깨워

다시금 살아나는 분주한 콧바람을 새벽하늘로 내뿜는다.

찬 새벽 아래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것같은 푸르른 서쪽 도심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삶의 양면을

2010년 원단 인왕산 정상에서 확인하다.

정상을 내려오는 길

요며칠 추웠던 날씨탓에 여전히 두껍게 쌓인 눈

성벽을 타고 내려오는 소롯길이 고즈넉하다.

조심 조심 내려오는 발걸음이 더욱 미끄럽다.

내려오는 길에 올려다본 까마득한 기차바위 능선

가파른 바위 위의 인공구조물이 더욱 위태롭게 보인다. 

 집앞 골목 어귀, 며칠 째 쌓인 눈을 치우지 못한 자동차 유리

어느 개구장이가 그려 놓은 것인지

눈위에 그린 재치있는 그림이 2010년을 경쾌하게 시작하게 한다.  

불행도, 서러움도, 부상도, 손해도, 범죄도 없는 더~부러운 세상,

2010년이여, 모두 다 손 잡고 어서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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