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2월에 핀 백화등

가루라 2011. 2. 15. 18:53

봄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다.

마음 속으로 봄이 오기를 갈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봄을 맞을 준비를 한 자에게만

찬란한 봄은 비로소 그 빛을 발할 것이다.

 

그 봄을 앞당겨 맞기 위하여 단순한 성격의 식물을 속이다.

 

초겨울 추위 속에 늦게까지 난장에 두었던 백화등.

바짝 추워진 겨울에 실내로 들여 놓으니

갑짜기 따뜻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고는 봄이 온 것으로 착각한 것일까

한여름철에 피워야 할 꽃이 만발하다.

 

제철에 피는 꽃만큼 꽃잎이 제바르거나 활짝 피지 못하여

백화등이 지닌 환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응접실을 가득 채운 깊은 향기와

눈길을 끄는 화사한 봄빛에 반하여

일년에 두번 꽃을 피우는 고통을 준 미안함을 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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