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백사실계곡에 오는 봄

가루라 2011. 2. 25. 23:58

겨우내 계곡은 바짝 얼었다.

골을 따라 물이 흐르던 곳 뿐만아니라

물길을 따라 만들어지 보행로까지도 온통 하얀 얼음으로 덮였다.

유난히도 눈도 많고 추웠던 올 겨울

하얀 겨울에 사로잡혀 코앞에 있는 백사실을 잊고 지냈다.

영상을 기록한 수은주에 모처럼 집사람과 산책을 나섰다.

환상적인 한빙계곡(寒氷溪谷)으로 바뀐 백사실

흘러내린 계곡물이 추운 날씨에 켜켜히 얼어 붇어

온통 계곡을 하얗게 덮어 버렸다.

아이젠을 차고 오르는 발걸음이 날아갈듯 빙판을 스치고

평소 계곡을 따라 난 좁은 소로까지 얼음으로 뒤덮여

산지시랑이를 밟고 간신히 지날 정도다. 

 

 

 

 

 

 

 

 

평소 가는 물줄기가 흘러 내리던 작은 폭포는 거대한 얼음 폭포로 변했다. 

 

백사실계곡 상류쪽에서 내려다 본 계곡의 모습

 

 

 

아빠 손에 이끌려 온 동네 꼬마들의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하류쪽은 마치 북극의 거대한 빙하가 녹아 내리듯 크랙이 가고

작은 금으로 시작되었을 균열은 점점 넓어져 간다. 

겹겹이 쌓였던 얼음이 녹은 사이로 봄기운을 실은 물이 흐른다.

 

양지바른 계곡의 얼음은 거의 녹아내려 유빙만 남아

봄길을 재촉한다.

서울 도심의 봄은 종로구 부암동 백사실 계곡의 얼음이 녹아 내리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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