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이사하는 개미들의 기다란 행열을 본적이 있나요.

아침 출근길 지하철 입구들 드나드는 사람들의 행렬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것을 상상해 본적이 있나요.

우리가 개미집을 드나드는 개미의 행렬을 바라보듯

어느 누군가가 있어 하늘에서

좁은 지하철 출입구로 매일같이 드나드는 인간들의 긴 행렬을 바라 본다면

우리가 개미들의 행렬을 바라보는 심정과 같은 기분일까요.

 

그러나 그 행렬이 만들어 놓은 긴 꼬리만을 고속촬영모드로 본다면

까만 줄로 연결된 흔적만 남겠지요.

 

밤에 저속모드로 도로의 야경을 담을 때마다

이런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때로는

빛을 따라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은 일상의 일탈을 꿈꾸며 

자동차의 빛이 만들어 놓은 불빛 흔적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면서

이를 관조하는 기쁨을 동시에 맛보곤 합니다.

 

홍지문터널 홍제동 램프쪽에서 담은 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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