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청옥산 육백마지기 일박이일

가루라 2013. 9. 25. 13:12

죽기 전에 가봐야할 곳 중의 하나인 청옥산 육백마지기를 고교친구들과 함께 찾아갑니다.

청옥산은 해발 1256미터의 높은 산으로 평창군 미탄면과 정선군 정선읍의 경계에 있습니다.

예로부터 청옥이라는 산나물이 많이 난다하여 청옥산으로 불리운답니다.

<청옥산 정상을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곤드레밭>

산정상 바로 아래 능선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냉지채소 경작지 육백마지기가 있어서

배추와 무, 삼채, 곤드레, 곰취 등을 노지에 재배하고

상추, 로메인, 허브식물 등을 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고냉지채소를 재배하는 대관령 고냉지채소밭보다 400미터가 높아서

이 곳에서 생산되는 단맛이 나는 무와 배추는 인기가 높은 채소입니다.

 

1960년대부터 산지를 개간하여 볍씨 600말을 뿌릴 수 있을만한 면적이라고 하여

육백마지기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논밭을 세는 단위를 마지기라고 하는데

한마지기는 200평(60.6제곱미터)을 말하며

지역에 따라 밭 300평을 한마지기로 부르기도 해서

12만평에서 18만평 정도의 넓은 면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청옥산 평창방향 아침 풍경> 

뿐만아니라 얼레지, 홀아비바람꽃, 둥근이질풀, 마타리 등 계절별로 피는 다양한 야생화와

고산지 배추밭이 하늘 빛에 어울리는 멋진 풍경을 만들어

사진가들에게 출사지로도 인기가 높답니다.

 

제 친구들과 인연이 닿은 전국유기농생산자연합회 이해극회장님의 농장 숙소에서 머무르게 되었는데

만나고 보니 외모는 완전 농사꾼인데 언변은 완전 달변이셔서

웬만한 교수 빰치시겠습니다.

제천 봉양농장에서 잠깐 허드렛일을 거들고

맛있는 점심으로 감자옹심이를 대접 받았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 일품입니다.

식사 중 대충 들은 바로는 유기농전도사로 북한의 농업기술전수에도 기여하고

세계최초로 DC비닐하우스자동개폐기를 개발하였고

전국유기농생산자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 식량자급자족의 주창자이신 것 같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리끼리 청옥산으로 출발합니다.

미탄면 회동리쪽에서 깨비마을 표지판을 지나고 청옥산 안내표지판까지는 말끔한 포장도로입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평안리로 빠지고 왼쪽의 비포장도로를 타고 오릅니다.

청옥산 깨비마을 표지판 

청옥산 입구 갈림길 표지판 

친구의 오래된 트라제가 숨가빠하며 제법 급한 비포장 경사로를 타고 오릅니다.

아스라한 벼랑을 위태롭게 오르다 보니

지면에 딱 붙어 자라는 튼실하게 자라는 배추와 삼채 그리고 넓은 곤드레밭들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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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 오름 

배추밭 

삼채 단지 

곤드레 밭 

이내 정상에 도달하면 어떻게 이렇게 넓은 농지가 산정상에 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밭두렁은 물론 고랑에까지 산재해 있는 산더미같은 돌들로 보아

청옥산이 자신의 허리를 쉽게 내어준게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평지에서는 애물단지였을 많은 돌들이 오히려 농사에 도움이 된다네요.

밤새 이슬을 머금어 대지의 습도를 유지시켜주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아 준다니

자연 그대로를 이용하는 인간들의 지혜는 끝이 없습니다.

정상에는 노지재배만 고집하는 것을 탈피하여 수십동의 비닐하우스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비닐하우스에는 로메인, 상추 등의 채소뿐만 아니라 허브종류의 화초도 재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 로메인은 정말 싱싱해서 따다가 일주일을 냉장고에 두고 먹어도 그 맛이 그대로 일정도로 아삭합니다.

비닐하우스 상추 

상추와 로메인 

가랑비 속에 우산을 들고 주위 풍광을 담으로 나섭니다.

청옥산 정상쪽에서 담은 육백마지기유기협업농장 정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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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옥산 정상쪽 

중왕.가리왕산 방향 

평창 장암산 방향 

평창 장암산 방향 

청옥산 정상쪽에서 담은 농장 주변 풍경

농장 옆에 세워진 민족화합 인류평화 성토제단

제단 풍경 

비석 

삼각대를 챙겨가지 못한 진한 아쉬움으로 담은 청옥산의 석양입니다. 

 

 장암산쪽 운해

장암산과 남병산 사이 석양 

오랜 고교친구들과 청옥산 육백마지기의 삼락을 밤늦도록 즐깁니다.

현장에서 즉석 채취한 싱싱한 상추와 로메인, 민들레에 싸먹는 삼겹살과 막걸리

 사십년의 세월을 건너 띠어 밤늦도록 이어지는 고교시절 이야기들,

육백마지기를 둘러싼 안개같은 운해와 창밖을 적시는 빗소리로 인해 신선처럼 느껴지는 운치

그렇게 기나긴 청옥산 육백마지기의 하룻밤을 보냅니다.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

전신주를 울리는 바람소리와 밤새 떨어진 기온, 빗소리, 유리창마져 떨리는 코고는 소리로

잠이 드는둥 마는둥 어느새 여명이 트기 시작합니다.

산정상의 아침은 유난히 빨리 오는 걸까요 ?

비옷 속에 겉옷까지 단단히 입고 일출을 보러갑니다.

흐린 날씨를 탓하기 보다 또다시 밀려오는 삼각대에 대한 아쉬움

이런 아마추어같으니라고..... 

 

평창 방면 아침 풍경 

 정선 방면 아침풍경

정선 방면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구름으로 인해 볼 수 없었지만

 가랑비 속에 산허리를 감고 오르는 구름이 한없이 포근하고 풍요로운 느낌을 줍니다.

 중왕산 가리왕산과 청옥산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운해

아침마다 이런 풍경을 대하면 마음이 절로 신선이 된 기분일 것 같습니다.

 동녁을 밝히는 여명으로 구름은 더욱 더 하얀 빛을 띠웁니다.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에서 평창쪽을 담았습니다.

 

전날 노동으로 쌓였던 피로를 깨끗이 힐링시켜 주는 청옥산의 아침 풍경입니다.

이래서 청옥산은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히나 봅니다.

<청옥산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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