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무궁화

가루라 2015. 3. 2. 00:05

3.1절 특별한 의미를 담아 무궁화 꽃을 올려 봅니다.

어린시절 자라던 시골집 텃밭의 담장수는 무궁화였습니다.

무궁화가 우리나라 국화라는 것은 그 시절에 어느 누구도 모르지 않았었죠.

그 시절 무궁화는 여러모로 친숙한 식물이었습니다.

담장수로 경계를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

봄에 나는 여린 잎을 따서 나물로 먹거나 국으로 끓여 먹기도 했습니다.

꽃이 7월부터 10월까지 100일 이상 끊임없이 핀다고 무궁화(無窮花)라고 부른다는데

할아버님은 무강나무라고도 부르셨던 것 같습니다.

현대에 들어서야 무궁화라는 이름으로 정착된 것이라니

옛날 우리 고향에서는 쭉 무강나무라고 전해 내려왔었나 봅니다.

 

<무궁화>

쌍떡잎식물 아욱목 아욱과의 낙엽관목

학   명 : Hibiscus syriacus L.

원산지 : 한국, 인도, 중국.

분포지 :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서식지 : 전국에서 식재함

이   명 : 훈화초, 근화, 무강나무

영   명 : Rose of sharon

효   용 : 조경용, 담장수, 분재용, 어린잎은 나물로 먹거나 국으로 먹는다. 잎과 꽃으로 차를 만들어 마신다.

           잎은 이뇨작용과 천식해소에 효과가 있고 피부가려움증 등 피부질환치료에 약으로 쓴다.

어린 우리들에게 무궁화나무는 다른 의미를 준 나무였습니다.

꽃을 따서 꽃받침을 떼어내고 꽁무니를 빨아 먹으면 꿀이 입안에 가득했었습니다.

한여름철 해거름에 무궁화 담장에 가면

잠을 자러 온 커다란 왕잠자리나 장수잠자리(우리는 통칭 홍두깨잠자리라 불렀습니다)를 잡을 수 있어서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늘 가까이 하고 지내던 나무였습니다.

 

게다가 무궁화나무의 Y자로 갈라진 가지는

고무줄 새총을 만들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소재였었죠.

아마도 단단하면서도 탄성이 좋았던 탓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할아버님은 가끔 무궁화나무를 베어서

둥그렇게 구불려 소쿠리를 짜는 손잡이틀로 쓰시곤 하셨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어린시절 나물을 채취하는 나무로

놀이개를 만드는 소재로

왕잠자리나 장수잠자리를 잡는 놀이터로

그렇게 친숙한 나무에 애국심의 껍질을 덧씌우는 것은 진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3.1절의 의미가 점점 퇴색되어 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아무런 추억이 없는 무궁화를 통해 애국심을 심으려 하는 것은

공허한 이야기일 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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