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지도 않은 장비를 들고 탐조를 하겠다는 만용을 부렸습니다.
그것도 잔뜩 흐린 하늘에 눈발까지 비치는 날에 말입니다.
물 빠진 장성호 호안을 울리는 오리들의 요란한 울음소리에
카메라를 들고 설원을 가로질러 쫓았습니다.
그래도 담수능력이 제법 되는 장성호이니
물 빠진 호수 양안간의 거리가 조히 몇 Km는 되겠지요.
300mm 최대로 당긴 사진이 이런 정도니
청둥오리와의 거리가 얼마나 먼 것인지 알 수 있겠지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금새 눈치채고
모두 날아 오릅니다.
흐린 날 그것도 배경까지 어두운 상황에서
역동적인 청둥오리의 비상을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두루미와 학처럼 대형조류의 비행은
상승기류를 타고 날기 때문에
그래도 비행 사진을 조금은 여유롭게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날개가 짧은 청둥오리는
빠른 속도로 날개짓하여 날기 때문에
웬만한 스피드로는 제대로 잡기 힘드나 봅니다.
사실 이 정도 거리의 철새를 담으려면
아마도 유병언의 장망원렌즈는 있어야 할까요?
물론 철새 탐조가 목적은 아니었지만 처음 시도해본 철새 탐조에
보기좋게 좌절을 맛 봅니다. ㅋㅎㅎ
때마침 날아온 니콘 200~500mm 망원렌즈 세일안내
지름신의 유혹에 흔들렸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탐조는 제 영역이 아니라 자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