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鳥類世上

참새

가루라 2016. 3. 24. 22:26

겨울에 처마 틈에 손을 넣어 잡은 참새를 구워 먹는 맛

어린 시절의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그 맛을 떠올리고 포장마차에서 참새구이를 시켰다가

오히려 그 기억조차 버리는 것 같아서

그 이후로는 참새구이를 먹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어린시절의 추억을

하나라도 온전히 남겨두기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참새>

척삭동물 참새목 참새과의 조류

학   명 : Passer montanus dybowskii DOMANIEWSKI

분포지 : 한국, 유라시아 온대와 열대지방

서식지 : 시가지, 인가, 갈대밭,, 풀밭, 농경지 등

영   명 : Sparrow

늦여름 극도로 뜨거워진 날빛에 벼가 익어 갈 무렵

극성스럽게 몰려다니는 참새떼를 쫓기위해

목이 쉬어라 훠이, 훠이를 외쳐 본 적이 있나요?

어쩌면 시골 농부에게는 뗄내야 뗄 수 없는 기억이지요.

그렇게 내어준 알곡 대신에

참새는 겨울에 농부에게 자신의 몸을 온전히 내어주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도시인에게 참새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요?

그래서 마당에 참새 먹이대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참새와 관련한 무언가의 기억할꺼리를 만들어주려고...

그러나 아이들은 참새에게 도시 관심이 없습니다.

어쩌면 먹거리를 자연에서 해결했던 우리세대와 달리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마트에서 먹거리를 조달하며 사는 세대의 눈에는

자연은 인간의 삶 속에 있지않고

그저 멀찌감치 돌아앉아 있는 것이어서 그럴까요?

그렇게 만들어 두었던 참새 먹이대를 치워버렸습니다.

곱게 얌전히 먹지 못하고

귀한 먹이를 흩트려뜨려 바닥에까지 쏟아버리는 참새의 탐욕이 싫었고

나중에는 내가 주는 먹이에 의존하는 그들의 삶이

은퇴전 현실에 길들여졌던 내 삶을 보는 것 같아서 싫었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그래서 더 싫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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