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花樣年華)

어머님을 뵈러 갔던 길에 만난 연꽃

어머님의 꽃처럼 아름다웠던 시절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힘없이 처진 눈과 깊게 패인 주름살이 덮은 어머님의 얼굴에서

어머님의 화양연화를 기억해 내는 것은

더 슬프게 만듭니다.

그래도 자식과 며느리들 앞에서 의연함을 잃지 않으시려는 모습 속에서

불구부정을 생각합니다.

흙탕물 속에서 자라서

세상에 둘도 없는 자비로운 모습으로 피는 연꽃

그래서 불가에서는 불구부정(不垢不淨)

더럽거나 깨끗하다고 보이는 것은 실체가 아니고

본래는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다는 것을 설명할 때

연꽃을 인용합니다.

그래서 불가와 연꽃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나 봅니다.

사람들은 연꽃의 이런 생태에 빗대어

많은 계몽적인 말들을 만들어 냅니다.

오염된 주변 속에서도 잃지 않는 아름다움을 보여야 한다고

이제염오(離諸染汚), 본체청정(本體淸淨), 계향충만(戒香充滿), 불여악구(不與惡俱)

둥글고 부드러운 연잎처럼 인자한 사람이 되라고 면상희이(面相熹怡)

연하고 부드러운 줄기처럼 융통성 있고 유연하게 살라고 유연불삽(柔軟不澁)

꿈에 연꽃을 보면 길한 일이 생기는 것처럼 좋은 일, 길한 일로 인도하라고

구자개길(具者皆吉)

좋은 일을 많이 해서 연자 같은 열매를 맺으라고

개부구족(開敷具足)

곱고 투명한 연꽃을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고 성숙청정(成熟淸淨)

연꽃이 피어나는 싹수부터 달라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사람이 되라고

생기유상(生己有想)

이렇게 많은 계몽적 글귀를 만들게 만든 꽃이

연꽃 말고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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