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노랑얼레지를 사다.

가루라 2019. 4. 15. 01:34

9년 전부터 키우던 홍자색 토종 얼레지가

올해도 6개의 꽃을 피웠습니다.

봄이면 제대로 꽃을 피울지 늘 복수초보다 더 궁금해지는

가장 아끼는 야생화입니다.

우리나라 야생 얼레지는 거의 대부분이 홍자색이고

간혹 드물게 알비노종인 흰색 얼레지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아쉽게도 아직 흰색 얼레지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얼레지 촬영차 화야산에 왔던 어느 동호회 패거리의 만행을 보고 난 후

가급적 봄철 야생화 출사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대신 야생화를 하나 둘 사서 마당에 심기 시작한 지

벌써 십년이 넘었지요.

그러던 차에 캐나다로 이민 간 전 직장 동료가

페북에 올린 저의 얼레지 사진을 보고

캐나다의 노랑얼레지 사진을 보내주어서

그 종자를 구해 한국으로 보내줄 수 없는 지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구하지 못한 아쉬움도 잊혀진 올해

화원에 갔다가 이 노랑얼레지를 발견하고 주저없이 사왔습니다.

외대에 꽃 한송이가 달렸던 캐나다의 노랑얼레지와 달리

꽃대 하나에 여러 개의 꽃봉오리가 달렸네요.


<노랑얼레지>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

학   명 : Erythronium 'Pagoda'

원산지 : 교잡종

영   명 : Dog Tooth Violet, Trout Lily

얼레지속 식물은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 등

북반구의 온대지방에 약 20여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속명 Erythronium은 '빨강(red)'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eruthros'에서 유래하였고

그래서 붉은 꽃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지구상에 서식하는 원종 얼레지 대부분은 홍자색이지만

흰색과 노랑색도 서식하고 있어서

자연상태에서 교잡종이 만들어 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노랑얼레지에 'Pagoda'라는 종소명을 붙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쩌면 탑처럼 돌려나기로 최대 10개까지 꽃을 피우는 것을 보고

그렇게 붙인 게 아닐까요?

E. Pagoda는

캘리포니아 Tuolumene County의 Sierra Nevada에 서식하는 E. tuolumnense종과

북부캘리포니아에 서식하는 E. califonicum의 품종으로 생각되는 E. 'White Beauty'와의

교잡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외대로 단 하나의 꽃이 달리는 대부분의 원종에 비해

총상꽃차례로 최대 10개까지 탑처럼 꽃을 피우는 아름다움과

거치없이 넓고 시원한 잎의 관상적 가치를 인정 받아

왕립원예협회의 'Garden Merit'상을 수상하기도 했답니다.

주로 반음지의 관목숲 계곡에 서식하는 원종처럼

반음지에 부식질이 풍부한 토양을 좋아하고

여름에는 너무 덥거나 너무 건조하지 않은 걸 좋아한답니다.

한 포트묘에 꽃봉오리가 다섯개 달린 꽃대 하나와

달랑 하나가 달린 꽃대가 있는 것을 사왔는데

여섯개의 꽃이 모두 환하게 피었습니다.

토종 분홍 얼레지 가까이에 심었으니

내년에는 노랑얼레지와 함께 분홍 얼레지를

한장의 사진으로 담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토종 얼레지

토종 얼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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