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석파정에 갔던 길에
마치 수묵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듯한 나무를 만났습니다.
나무등걸이 마치 까만 먹으로 붓칠해 놓은듯한 나무.
표지판을 보니 무려 320년 된 회화나무랍니다.
그것도 2018년도에 영주에서 이식된 것이라네요.
오래된 고목을 이식했지만 제대로 착근이 된 것 같아 참 다행입니다.
겨울이라 꽃은 없지만 종자가 달려 있는 것을 보니...
무려 320년의 세월을 한 장소에서 버텨왔던 회화나무가
이식으로 인해 그 긴 세월을 날려버릴 수도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회화나무>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낙엽활엽교목
학 명 : Sophora japonica / Styphnolobium japonicum (L.) Schott
분포지 : 한국, 중국, 일본
서식지 : 궁궐 마당이나 출입구, 서원, 향교, 마을 등지에 식재한다
영 명 : Chinese scholar tree
이 명 : 괴화(槐花)나무
효 용 : 정원수, 관상용, 밀원식물, 한방에서 꽃봉오리를 괴화(槐花) 또는 괴미(槐米)라 하여 동맥경화, 고혈압 치료에 쓰고
열매를 괴실(槐實)이라 하여 가지, 껍질과 함께 치질, 습진 치료, 지혈 등에 쓴다.
괴화로는 맥주나 종이를 황색으로 만드는데 쓴다.
이식의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
짧은 삶을 사는 사람조차 거소를 옮기면 배앓이를 하는데
무려 320년을 산 노거수가
이식과정에서의 그 고통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작은 소나무는 물론 야생 춘란조차
산채 후 배양과정에서 고사하거나 병사하는 경우가 흔하지요.
물론 전문가가 그 정도는 충분히 커버할 수는 있겠지만
높이가 30m에 직경이 2m까지 자랄 수 있는 화화나무가
320년의 세월을 그렇게 작은 키와 둘레로 살아냈다는 것은
엄청 척박하고 고통스러운 환경에서 자랐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회화나무 열매 | 회화나무 열매 |
수피가 훤히 드러나고 체관이 동공화 할 정도로
분재화 된 회화나무.
다행히 상부에 무수히 많은 새로운 가지들이 자라나고 있어서
정말 오래묵은 선비의 풍모가 느껴지는
기품있는 회화나무입니다.
예로부터 학자수(學者樹), 정승목(政丞木)이라 불렀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석파정의 또다른 명물로 자리매김 될 것 같네요.
우리동네 가로수로 심어져 있던 회화나무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