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친구가 보내준 뻥튀기 과자

가루라 2020. 9. 25. 00:43

중학교, 고등학교 6년을 같이 다녔었지만

대학부터 서로 다른 곳을 다녔으니

얼굴을 보지 못한 지가 벌써 46년.

뽀얗던 얼굴에는 그 사이 세월의 잔주름이 깊어졌으리라.

그런 그가 내 SNS에서 우리 손자들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며

손자들과 먹으라며 손편지까지 또박또박 써넣어 보내 준

쌀과 현미 뻥튀기 한 상자.

그를 다시 만난 것은 우연히 검색된 SNS에서 였다.

서너해 전부터 페북과 카스에서 서로의 안부를 댓글로 전하면서

다시 연결된 친구.

그는 은퇴 후 고향 고흥으로 내려가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귀향 전에 여러가지 교육도 받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창업 아이템도 찾아 봤으리라.

만났으면 자세히 얘기라도 들었을 것을

여직 대면을 못했으니 그저 SNS에 전해지는 현재의 상황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여러가지를 알아 보았던 끝에

고흥지역에서 생산되는 곡물들

쌀, 현미, 통밀, 통보리, 수수, 율무, 쥐눈이콩, 옥수수 등을 배합하여

무설탕 뻥튀기를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큰 돈은 되지 않겠지만

고향의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을 만들어 파는 자부심으로 시작했단다.

게다가 무설탕으로 만드니 건강에도 좋은 주전부리일 것이다.

작년에 전국 지역축제장마다 다니면서 매대를 열고

페북에 행사장에 대한 글과 사진을 올렸던 그는

그 일로 무척 신명이 나 있었다.

육십 중반에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에

다시 태어난듯 기뻐하는 그의 모습이 내심 부러웠었다.

작년의 진행 속도로 보면 지금쯤 한창 신명이 극에 달했어야 할 그.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로 인해 모든 축제들이 중지되었고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직접적 대면 판매를 할 수 없게 되었다.

한동안 SNS에서 그의 글을 볼 수 없어서

전염병 시국이라 안타까움만 있을 뿐 연락을 해보기도 조심스러웠던 차.

그로 부터 먼저 연락을 받고 보니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도착한 뻥튀기를 먹어 본 집사람은

무설탕에 고소한 맛이 입맛에 딱 맞는단다.

친구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 지 고민을 해봐야겠다.

작년에도 고등학교 동창 단톡방에서 한 번 행사를 했지만

랜선판매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누가 리플로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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