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자연 상태에서 자라는 장생도라지는
한 곳에서 수십 년을 자랄 수 있지만
밭에서 재배하는 도라지는
같은 장소에서 5년을 넘으면
뿌리가 썪는다고 한다.
그러나 꽃을 보기 위해 심어놓은
우리 집 마당의 도라지는
10년이 넘은 것 같은데도
늘 그 크기다.
더 이상 키가 크지도 않고
더 많은 꽃을 피우지도 않는다.
물론 섬서구메뚜기 짓인지
베짱이 짓인지는 모르지만
꽃대를 싹둑 잘라 먹거나
이렇게 꽃잎을 갉아먹기 일쑤다.
그러니 더 잘 자랄 턱이 없다.
뿌리가 도대체 어떤 상태인지 캐보고 싶지만
그나마 간신히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혹시 하늘을 봤다가 잘못될까 싶어
그대로 두고 보고 있다.
요즈음 겹꽃으로 피는 화초용 도라지도 보급되고 있는데
얘는 캐서 나물로 먹고
화초용 도라지를 사서 심을까?
그래도 곤충들한테 제 몸 일부를 주고도
이리도 예쁜 꽃을 피우니
차마 캐 먹을 수는 없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