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종로에서 펼쳐진 연등행렬
야간 사진 연습을 위한 좋은 소재거리로 생각하고
참관했지만 한계를 절감한 시간이었다.
코로나가 풀리고 처음 열린 연등회여서 그런지
아니면 그전부터 이렇게 사람이 많았었는지
처음 참석한 나로서는 일 수 없었지만
상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인파에 놀라고
행사 참여 인원과 규모에 또 놀랐다.
단순히 불교 행사로만 생각했었는데
연등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음을
처음 알게 된 내가 부끄럽다.
![]() |
![]() |
![]() |
불자와 불교신도들이야 사명감에
긴 시간 행렬에 참석한 것이겠지만
구경하는 관중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이
더구나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다 모인 듯
연등회를 보러 온 외국인들이 이렇게 많은 것에
또 놀라운 밤이었다.
유등이나 청계천 유등처럼
한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유등을 담는 것은
삼각대만 있으면 문제없었지만
야간에 이동하는 연등을 사진으로 담는 것은
ISO를 수동으로 맞추기 참 힘들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ISO를 Auto에 두고
셔터스피드를 조절하며 사진을 담았더니
화질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연등행렬은 저녁 7부터 9시 30분까지
두 시간 반동안 진행되는데
한 곳에 서서 장시간 촬영하는 내 다리도 힘들다.
8시 반이 넘어가자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파서
아쉽지만 끝까지 보지 못하고 돌아섰다.
광장시장 앞 사거리에서 담은 사진들
몇 컷을 더 담았다.
처음 출발했던 흥인지문 앞에서
종로3가까지 걸었던 힘든 다리는
종로 2가 어느 식당에 앉아
늦은 저녁을 먹으니 조금 풀렸다.
그래도 힘들어하는 아내 걱정에
서둘러 조계사 앞으로 이동했다.
연등행렬의 종착지안 조계사 앞
도로에도 인파가 가득하다.
저녁 9시 30분부터 11시까지
모든 연등행렬이 도착하면
대동한마당을 연다는데
그냥 돌아오는 발걸음이 아쉽다.
많은 인파 속에 휩쓸리는 것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우니까.
좀 더 젊었을 때 와볼걸 그랬다는 얘기를
투정처럼 흘리는 아내의 말도
내 다리처럼 아프다.
그래도 마음은 포근한
부처님 오신 날 연등회의 밤
'좋은 글 >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둘기 사랑 (0) | 2023.06.01 |
---|---|
인왕산 화재현장을 보다. (0) | 2023.05.25 |
설명절 인사 (0) | 2023.01.22 |
새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0) | 2023.01.02 |
근하신년 (0) | 2022.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