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송골매 공연에 다녀 왔습니다.

가루라 2009. 12. 8. 23:13

11월 27일 출근 길 현관에서 집사람이 물었습니다.

오늘 송골매 공연보러 갈건데 시간되세요 ?

송골매 ? 그들이 컴백한 거야 ? 어디서, 몇시에 하는 데 ?

속사포처럼 연달아 질문을 던져보지만

지인으로부터 전날에야 공연티켓을 받아서 잘 모르신단다.

 

내미는 티켓을 보니 좀 특이하다.

장소도 서대문구민회관이고 주최도 생활체육동호회라니..

 

암튼 대학, 군대시절 통기타를 좋아하던 7080의 우상이었던 

그래서 그들의 노래를 모두다 사랑했던 그룹이였기에

장소가 어디든, 누가 주최하든 가 보기로 했다.

 

『2009 불우이웃돕기 송골매 자선콘서트』

 

서둘러 퇴근하여 콘서트장에 시간 맞추어 도착. 

잘못 들은 정보로 공연은 이미 한참 전에 시작한 뒤였으나

오랜 만에 듣는 귀에 익은 음악들로 인해 가슴이 뛰다.

생각조차 다시 197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오르는데....

 

1978년 항공대의 그룹사운드 활주로가

지금은 사라진 TBC 해변가요제에서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로 인기상을 받은 후

배철수씨는 홍익대의 밴드 블랙테트라 출신 구창모씨를 보컬로 영입하여

1982년도부터 송골매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되는데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 그대는 나는, 세상만사 등

주옥같은 노래로 7080의 사랑을 받았었다.

배철수씨의 공연중 감전 사고 이후인지 언젠지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도 1990년 경 활동을 중단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젠 기억조차 희미해졌던 송골매의 공연을 다시 볼 수 있다니 !

 

그러나 알고 보니 배철수씨와 구창모씨는 참여하지 못하고

새로운 멤버로 키보드 최승찬씨와 드럼 이진우씨가 가세하여 재결성된

송골매란다.

왕년의 멤버였던 리드보컬과 키보드의 이봉환씨,

베이스의 김상복씨, 기타의 김정선씨 세사람이 주축이 되어 부활한거란다.

 

배철수씨와 함께 항공대 활주로 멤버였던 전직장 동료로부터

구창모씨는 카자흐스탄에서 자동차판매사업을 한다는 등

예전엔 그들의 근황들을 종종 들을 수 있었으나

그 회사를 떠난 후 현실의 문제로 부터 그들은 너무 멀리 있었다.

 

그리고 비록 멤버가 바뀌었지만 다시 대하게 된 송골매. 

그들의 노래 제목은 70년대 중반에 대학생활을 하고

80년대 초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7080세대의

보통사람들의 삶과 어쩌면 그렇게 딱 맞아 떨어지는지....

 

노후 준비라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살다가

갑작스럽게 50줄 중반에 현직에서 은퇴하게 되자

 "난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를 되뇌여 보지만

어차피 평생 함께 살아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새삼스럽게 "그대는 나는"을 따져 보아야

"세상만사"가 다 그렇고 그러려니 생각하여

하루에도 몇번씩 열받게 하는 현실조차도

이제는 "모두 다 사랑하리"를 곰백번씩 독백하며

살아야지.

 

오십을 넘어 서면서부터 세밑이 가까워질 때마다

옛날 생각이 절로 나고

거기다 그 때 그 시절 노래를 듣고 있다보면

마음은 한없이 가라앉게 되는 것이

그날 자선 음악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심정이었지 싶습니다.

 

 <오랜만에 현란한 사이키 조명에 빠져 봅니다>

 

<연륜만큼 몸이 불은 기타 김정선씨> 

 <히어진 머리카락 한올마다 세월의 잔 때가 묻어 나는 베이스 김상복씨>

 <그리고 아직도 청춘같은 리드보컬, 키보드 이봉환씨>

 <새로운 멤버 드럼 이진우씨>

 <역시 새얼굴 키보드 최승찬씨>

 

 

 

 멤버가 일부 바뀌어 활동을 시작한 송골매에게

 7080의 마음을 보둠어 줄 좋은 노래들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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