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천마산 야생화

가루라 2010. 4. 10. 22:46

화창한 날과 스산한 날들의 불규칙적인 반복

봄은 아직도 저만치 멀리 있는가 보다.

지난 주 축령산에서 보지 못 했던 얼레지와 노루귀를 찾아 천마산을 가다.

다래산장에 주차를 하고(주차를 허용해 주신 주인장님께 꾸벅^^)

천마산 계곡을 진입하는 초입에서 만난 <버들강아지>

암꽃과 수꽃이 서로 딴몸이라는데

식물조차도 수수한 암꽃에 비해 수꽃이 화려함은 곤충을 향한 의도된 외도의 몸짓 

봄의 소리와 같은 경쾌한 왈츠리듬의 계곡 물소리에 맞추어 발검음이 점점 가벼워 짐은

오늘은 왠지 활짝 핀 얼레지와 수줍은 노루귀가 반길 것 같은 기분 때문이리라.

계곡 초입에서 만난 <남산제비꽃>

도심에서 만난 것 보다 꽃대가 훨씬 실해 보이는 것은

곳이 오염원으로 부터 제법 멀리 있는  산속인 탓으로 생각되지만

오남읍내 아파트의 증가 추세로 보면 도심 공원화 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둥근털제비꽃>의 솜털조차 바늘처럼 단단해 보인다. 

지난 주 축령산에서와 달리 활짝 핀 얼굴로 나를 반기는 <꿩의바람꽃>

갑자기 가슴은 바람이 드는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연신 셔터를 눌러 본다.

화려한 얼굴에도 불구하고 외대로 홀로 피어 있는 <꿩의바람꽃>이 주는 느낌과  

 둘 이상의 꽃들이 한데 어울려

무리지어 활짝 피어 있는 <꿩의바람꽃>은 같은 꽃잎에도 주는 느낌이 다르다.  

어두운 숲그늘을 배경으로 활짝핀 얼굴로 모로 서 있는 <꿩의바람꽃>

이 화려한 꽃이 바라 보는 이 없었다면 얼마나 슬픈 얼굴일까 !

<들바람꽃>?, <홀아비바람꽃>?은 이미 꽃은 지고 벌써 씨방이 여물어 간다. 

많은 진사들의 발검음을 붙들어 놓은 <꿩의바람꽃><만주바람꽃> 군락 속에서

<꿩의바람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작고 고고한 얼굴을 고추 세운 <만주바람꽃>

 나무에서나 어울릴법한 흐드러지게 피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주바람꽃> 군락 

 두 눈을 크게 뜨고 숲을 찾는 진사들을 반긴다. 

 일주일 사이에 만발한 <점현호색>

잎파리의 하얀 반점이 특이할 뿐만아니라

흔히 보는 현호색보다 잎파리의 크기만큼이나 꽃이 크고 후덕해 보인다.

 가까운 야산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호색>

(둥근잎현호색, 댓잎현호색, 가는잎현호색, 빗살현호색 등등 구분하기 어렵다) 

처음 만나는 <큰괭이밥>

 어찌보면 이질풀의 꽃과 비슷하나 아이보리색 꽃잎에 핑크빛 무늬

마치 영화 <My Fair lady>에 나오는 오드리햅번의 화려한 모자처럼 아름답다. 

 줄기에 털이 없고 잎이 작은 <애기괭이눈>은 계곡의 물가에 몰려 있다.

 줄기에 솜털이 있는 <털괭이눈(일명 천마괭이눈)> 물가에서 조금 더 윗쪽에 터를 잡았다.

 <중의무릇>

아마도 무릇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중에는 가장 큰 꽃일게다.

 빨간 새순을 고추세우고 꽃을 피울 준비 중인 <개감수>도 눈에 띤다.

컴퓨터 게임 갤럭시에 나오는 비행체 같기도 하고, 유영하는 작은 해파리같기도 한 이 넘은

이름조차 생소하고 특이한 <올괴불나무꽃>이다. 

 나무류 중에 비교적 일찍 개화하는 산수유같은 샛노란  <생강나무꽃>

 <얼레지>는 여전히 황새부리같은 길다란 꽃잎을 굳게 닫은 채

화창한 봄날이 아니면 입을 벌리지 않은 태세다.  

얼레지 군락을 지나고 계곡의 폭포를 거슬러 올라도 아직 자줏빛 속곳을 보여 주는 얼레지도 없고

지나치는 등산객과 진사님께 혹시 노루귀라도 보았는지 물어도

아에 천마산에선 본적도 없으시단다. 

다섯시까지만 찾아 보다가 없으면 이만 하산하기로 하고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길

드디어 반가운 <노루귀>를 발견하다.

그것도 <청노루귀>와 함께 하얗게 피어 있는 작은 노루귀의 청초하고 단아한 모습에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 같은 기쁨을 맛보다.

처음 노루귀를 대하는 집사람의 탄성이 아니더라도 

두 녀석들의 자태에 취해 하산하는 발걸음 뗄 수가 없다. 

 이미 오후 다섯시를 넘긴 시각.

숲 그늘에 드는 인색한 한줌 빛줄기에 반짝이는 솜털이 날리는 순간을 놓칠 수가 없어 숨을 죽이다.

 어둠 속을 하얗게 밝히는 홀로 선 <흰노루귀>

 나무 발치에 불면 날아 갈 것 같이 살포시 핀 <흰노루귀> 4형제

얼레지잎에 기대어 아직도 꽃입을 열지 않는 얼레지를 유혹하는 <청노루귀> 

 숲사이로 드는 희미한 햇빛조차 고마운듯

빛줄기를 향해 볕맞이를 하듯 고개를 든 <청노루귀> 두 가족

 큰집 식구들은 이미 활짝 피었고, 분가한 작은 집은 새신랑 각시처럼 이제 막 꽃잎을 열었다.

 활짝 핀 <청노루귀>는 만개한 흰노루귀에 비해

색깔이 주는 느낌때문인지 단호하고 의연해 보이기까지 하다.

아무리 구도를 잡는 것이나 노출을 조절하는 것이 능숙하다 한들

자연을 있는 그대로 옮겨 놓을 수는 없는 것.

하물며 아직도 일천한 내 실력으로는

안타깝게도 수십번을 눌러 보아도 만족할만한 그림을 얻기 힘들다.  

 그래서 안타깝고 아쉽기도 하지만

봄꽃이 마냥 좋다고 빛이 사라진 숲 속에 이제는 더 이상 머무를 수도 없는 시간.

되돌아 나오는 길, 오남읍 아파트 저 너머로 지는 석양이 내 맘처럼 유난히 붉게 탄다. 

 갈길을 떠나지 못하고 오남저수지에 아직도 머무는 겨울 철새조차

수면을 덮는 따뜻한 봄날의 석양을 만끽하나보다.

왠지 오늘은 활짝 핀 얼레지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으로 천마산 계곡을 찾았으나

엘레지의 개화는 아직도 요원한데

남들은 쉽게 찾지 못했을 것 같은 청노루귀, 흰노루귀와의 만남만으로도

돌아 오는 길, 도로 가득 밀리는 차량들조차 지겹지가 않다.

나이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재미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등산이 필요없는

야생화 탐방을 적극 추천합니다. 

 

5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 - Chris De Burgh

There once was a King, who called for the spring,
For his world was still covered in snow
But the spring had not been, for he was wicked and mean
In his winter-fields nothing would grow
And when a traveller called seeking help at the door,
Only food and a bed for the night
He ordered his slave to turn her away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

Oh, oh, oh
On and on she goes
Through the winters night, the wild wind, and the snow
Hi, hi, hi
On and on she rides
Someone help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

She rode through the night, till she came to the light,
Of a humble man's home in the woods
He brought her inside, by the firelight she died,
And he buried her gently and good
Oh the morning was bright, all the world was snow-white,
But when he came to the place where she lay
The field was ablaze, with flowers on the grave,
Of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

Oh, oh, oh
On and on she goes
Through the winters night, the wild wind, and the snow
Hi, hi, hi
On and on she flies
She is gone,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

가사 출처 : Daum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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