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

해질녁 한강에서 부용의 꽃, 부용화를 만났습니다.

어릴적 고향집 사랑채 앞 화단에 핀 부용의 꽃을 매년 보긴 했었지만

서울로 올라온 후로는 어느 지방 국도변 조경 화단에서 보거나 

용인 가는 길에 분당 외곽도로에서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 보았던 부용화보다는

꽃의 크기도 훨씬 클 뿐만아니라

색갈도 검붉은색에 가까운 것이라

옅은 분홍색의 부용과는 다른 느낌에

부용에 얹혀진 관념적인 느낌을 잊고 지나쳤네요.

 

옛 선비들은 옥당(玉堂)에 핀 부용이라하여

아침에는 흰색 또는 옅은 분홍색이었다가

점심 때는 진한 분홍,

또 저녁 때는 붉은 분홍색으로 바뀌었다가

시들어 뚝 떨어지는 부용을 소재로

글을 쓰거나 빗대기도 했었습니다.

 

한자로는 연꽃 부(芙) 연꽃 용(蓉)을 써서

연꽃을 부용이라 부르기도 했었습니다만

그래서 부용이라는 이름은

여염집 규수이름이라기 보다는

저자거리 주막 아낙네 이름 정도로 기억했던 만큼

검붉은 색의 커다란 부용화로는

연상되는 제 기억이 일치할 수 없었나 봅니다.

 

무섭기까지 한 고정관념

그런 고정관념에 어울릴 석양 빛에 반추된

부용의 꽃을 한강 고수부지에서 만났습니다.

석양 빛을 온 얼굴로 받아

발그레한 도홧빛이 된 부용을 보는 순간

꽃분홍 치마끈을 불끈 치켜올린 선술집 아줌마의 얼굴이

겹쳐 떠오르니 말입니다.  

 

<부용>

쌍떡잎식물 아욱목 아욱과의 낙엽반관목

학   명 : Hibiscus mutabilis L.

원산지 : 중국, 대만

분포지 : 아시아

서식지 : 산, 들

꽃   말 : 섬세한 아름다움

영   명 : Cotton Rose, Confederate Rose

효   용 : 한방에서 해독, 해열, 양혈, 소종 등에 약재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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