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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에 그린 수채화

가루라 2013. 3. 20. 23:13

봄비치고는 제법 많은 비가 유리창에 세차게 내리치는 날 밤

끈임없이 흘러내리는 빗물과 거리의 가로등 불빛,

그리고 지나다니는 자동차의 불빛이 유리창에 그려낸 환상적인 그림입니다.

 

색색의 보케와 보케를 머금은 물방울이 한데 어울려

유리창으 도화지 삼아 멋진 그림을 그려냅니다.

 

굳이 붓질을 잘하는 화가가 아니어도

글을 잘 꿰는 시인이 아니어도

햇빛이 없는 어둠 속에서 불빛과 빗물이 유리창에 그린 수채화를

아름답게 그리고 써내려 갈 수 있습니다.  

<유리창에 그린 수채화>

 

빗물은 그림붓

유리창은 도화지

빗물이 유리창에 수채화를 그려요

붓에 물을 너무 많이 묻혀

하늘이 흘러내리고

산이 흘러내리고

나무가 흘러내려요

 

빗물이 그린 수채화를

유리창마다 걸어놓고 햇빛에 말리면

한 장씩 새 세상이 펼쳐져요

 

-<전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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