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요맘 때쯤 산소를 둘러보러 가시는 할아버지를 따라가던 길에
산길 옆에 핀 하얀 꽃을 따주시며
이게 창출이라는 참 좋은 약초란다 말씀해 주시곤 하셨습니다.
삼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제하에서는
부모보다는 조부모를 통해서 배우는 것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더위를 먹지않고 여름을 제대로 날려면 익모초를 짓찧어 먹는다거나
물고기를 잡을 때 때죽 열매나 여뀌를 짓찧어 냇가에 풀면 물고기가 물에 뜬다든가
술은 어른한테 배워야 한다며 모내기 때 막걸리를 마시게 한다거나....
공직에 계셔서 늘 밖에 나가 계시던 아버님 대신에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을 할아버님께서 일러주시곤 하셨습니다.
아마도 대가족제도는 전통적인 지식관리시스템(KM)과 맞닿아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구전과 행동으로 전해지던 예절과 관습과 지식들
이 모든 것들이 핵가족화 되면서부터
단절되고 소멸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다른 대체제로써 인터넷 등 개방형 정보가 있긴 하지만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만 개방되는 정보이다 보니
물고기를 잡는데 때죽 열매를 쓸 일이 없고 쓸 수도 없기 때문에
그것은 이미 죽은 지식이 될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요.
인왕산에 핀 하얀 삽주 꽃을 보며
돌아가신 할아버님께서 가르쳐 주시던 많은 것들이 생각해 봅니다.
나는 이 다음에 손주에게 어떤 할아버지가 되어야 하나 ?
<삽주>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Atractylodes japonica KOIDZ.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중국 동북부, 일본 등
서식지 : 산지의 건조한 곳
이 명 : 창출, 선출, 산계, 천정
꽃 말 : 무병장수, 며느리사랑
효 용 :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창출이라 하여 한방에서 발한, 이뇨, 진통, 건위 등에 효능이 있어서
식욕부진, 소화불량, 위장염, 감기 등에 처방한다.
개화기 : 7~10월 흰색 두상화가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