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옥산 1200고지에서 연령초를 처음 만났습니다.
약초로 썼을 때 생명을 연장해준다고 연령초(延齡草)라고 부릅니다.
한동안 중부 이북 지방에서만 자라는 귀한 야생화로
그 개체수도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2008년도에 지리산 일원에서도 군락이 발견되는 등
개체수는 많지 않지만 전국 고산지에서 볼 수 있답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연영초(延齡草)로 표기되어 있는데
한자로 '나이 령'자로 써놓은 것을 왜 연영으로 표기해 놓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자음접변으로 보아도 연령으로 쓰고 열령으로 읽는게 맞지 않나요?
한글 맞춤법에 그리 조예가 깊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국생종이 잘못된 것이라면 지적을 해주어야할 것 같은데
정확한 표기법을 아시는 분 지도 부탁드립니다.
거칠 것 없이 미끈하게 외대로 길게 솟은 줄기 위에 얹혀진
잎자루도 없는 넓고 둥근 석장의 이파리, 석장의 하얀 꽃잎과 꽃받침
다 시들은 제 사진으로는 확인할 수 없겠지만
한줄기에 하나만의 꽃을 피우는 단아한 야생화입니다.
하얀 꽃 뿐만아니라
깊게 패인 엽맥의 무늬가 펼친 공작깃 같아서 관엽적 가치도 있어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거의 다 시들어 가는 중이었네요.
야생에서 이 꽃을 만나려면 먼산까지 출사를 해야 하는데
싱싱한 이 아이를 보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다시 해야 하네요.
예전 봄 꽃을 찾아 경기도 북쪽 모처의 산을 갔을 때
떼거리로 몰려온 5~60대 남녀들로 인해 방해를 받아 기분이 나빴던 데다가
등산용 매트리스같은 것을 가져와 바닥에 깔아 놓고
엎어져 꽃을 담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봄을 맞아 이제 막 싹을 티우는 키 작은 식물들을 깡그리 짓뭉개는 짓거리죠.
그런 모습을 보면 울분이 끓어 오르고 댓거리까지 이어질 것 같아서
아에 발길을 끊어버린 것이었습니다.
ㅎㅎ 시쳇말로 구더기 무서워 장 담그는 걸 포기했다니...
나이 들어가며 참 소심해졌나 봅니다.
그래도 내년 5~6월에는 활짝 핀 연령초를 만나러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연령초>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Trillium kamtschaticum sp. Pall. Pursh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중부 이북(2008년 지리산에서도 서식지 발견), 중국 북동부, 시베리아 동부, 캄차카반도
서식지 : 약간 습한 숲속 반그늘
이 명 : 왕삿갓나물, 불수칠, 두상입과주,
영 명 : Birthroot, Wake-robin
효 용 : 관상용, 약용. 한방에서는 뿌리줄기 말린 것을 연령초근이라 하여 위장약, 수렴제, 자극, 통경, 거담제로 쓴다.
고혈압, 두통, 풍, 허리와 넙적다리의 통증, 타박상, 외상 출혈에도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