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덩굴별꽃

가루라 2014. 8. 22. 13:15

늦가을 숲길을 걷다가

노랗게 말라버린 덩굴 끝에 붙은 연녹색 네조각 꽃받침 위에 오롯이 얹혀진

반짝반짝 빛나는 까만 열매를 보신 적이 있나요?

 

몇년전 어느 산자락에서 그 열매를 발견하고

어떻게 까만 것이 이렇게 빛이 나는지

그 꽃은 어떻게 생겼을까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늘 오가던 집 옆 공터에서 생각지도 않게 발견한 그 꽃은

국생지에 수록된 석죽과의 별꽃 26가지 중 가장 꽃이 큰 덩굴별꽃입니다.

 

밤하늘을 쳐다보면 밤마다 떨어지는 수 많은 별똥별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별똥별에 반한 사람들은 숲속에 피는 작고 아름다운 꽃에

별꽃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너는 별꽃, 개별꽃, 쇠별꽃, 별꽃아재비, 뚜겅별꽃 등등

물론 국화과에 속하는 별꽃까지 헤아리면 그 종류가 늘어나지만

하늘에 떠있는 별처럼 관심을 주지 않으면 볼 수 없을만큼 작은 꽃입니다.  

 

 

<덩굴별꽃>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석죽과의 여러해살이 덩굴식물

학   명 : Cucubalus baccifer var. japonicus Miq.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중국, 일본, 사할린섬, 쿠릴열도 등 러시아 극동부, 헤이룽강, 희말라야 등지

서식지 : 산골짜기 개울, 숲가장자리

영   명 : Berry catchfly

효   용 : 어린 순은 식용한다. 전초를 화근초(和筋草)라 하여 약용하는데

           이대소장(移大小腸), 구토, 요폐, 풍한기통, 타박상 치료에 처방한다.

그 작은 별별 꽃들 중 덩굴별꽃은

장구통모양의 꽃받침을 얼핏 보면 마치 장구채처럼 생겼습니다.

패랭이, 장구채 등등이 그렇듯

석죽과의 꽃 대부분의 꽃받침은 장구통모양입니다.

다섯장의 하얀 꽃잎은 끝이 둘로 갈라져 있어서 꼭 열 조각처럼 보입니다.

수술은 열개이고 암술대는 세개랍니다.

씨방이 점점 커지면 꽃받침과 꽃잎도 이에 맞추어 벌어집니다.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할 뿐 자연은 늘 우리 인간과 함께 있습니다.

적어도 부담스러운 인간의 관심과 간섭만 없다면

나름의 생존전략으로 어떤 곳에서도 싹을 티우고 꽃을 피우면서 말입니다.

때로는 깊은 산속에 때로는, 가까운 우리의 이웃에서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갑니다.

사실은 인간보다 먼저 뿌리를 내리고 살았던 그들 속에 인간들이 얹혀사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자주 망각합니다.

흘러야 할 물을 흐르지 못하게 가두어 놓고

자라야 할 나무나 풀을 입맛에 맞게 잘라내거나 뽑아버리기도 하지요.

자연의 일부인 인간과 다른 생물들 중 일부가

인간의 탐욕이나 생각없는 행동으로 인하여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었을 때

그것이 미래의 인간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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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별꽃 

덩굴별꽃 

덩굴별꽃 

 

그냥 무심하게 오늘도 내 먹고 사는 일에만 몰두할 뿐...

<덩굴별꽃 종자>

흑진주처럼 까맣게 빛나는 종자 속에는

검붉은색 수많은 알갱이들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덩굴별꽃 종자 

덩굴별꽃 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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