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병꽃나무의 반란

가루라 2014. 8. 18. 01:12

화분에 심어 기르는 우리집 병꽃나무가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4월 말쯤에 이미 많은 꽃을 피워놓고도

언제 그랬느냐는듯 8월에 또 꽃을 피웠습니다.

1년에 두번씩 꽃을 피우는 나무라니요?

 

맨 아래 사진처럼 사월에 핀 병꽃나무를 골병꽃나무인 것으로 포스팅했었는데

양 옆으로 두가지만 남긴 수형으로 키웠던 화분에서

꽃이 지고 난 후 새로운 줄기가 쑥쑥 자라더니 1미터가 넘게 커버립니다

약 30여센티미터를 남기고 새로 자란 줄기를 잘라냈더니

그 새줄기와 잎겨드랑이에서 곁가지가 자라고

그 새줄기와 곁가지의 잎겨드랑이 사이에서 다시 꽃을 피운 것입니다.

 

<골병꽃나무>

쌍떡잎식물 꼭두서니목 인동과의 낙엽관목

학   명 : Weigela hortensis (Siebold & Zucc.) K. Koch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중부 이남), 일본(동해안)

서식지 : 산기슭 양지쪽, 산골짜기

이   명 : 골병꽃, 골짝병꽃

효   용 : 관상용

원래 꽃이 지고난 후에 새 줄기가 자라고

이듬해 새 줄기에서 꽃을 피우는 습성이 있는 병꽃나무지만

당해년도 자란 새 줄기에서 8월에 또 꽃을 피운 것은 반란입니다.

 

이것이 멋대로 전정을 해버린 인간의 손길에 대한 저항인지

아니면 좁은 화분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해 개화시기를 착각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내년에 이 가지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병꽃나무가 5월에 꽃을 피우는데 반해

자연상태에서 골병꽃나무는 6월에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화분에서의 생육조건이 자연상태와는 다른 탓에 이 아이가 개화시기를 착각한 것일까요?

아니면 비가 오지않은 봄이 초여름까지 계속 되었던 올해의 날씨탓일까요?

아무튼 촉성재배라고 볼 수 있는 어떤 인위적인 간섭도 하지 않았는데

3개월을 지나 또다시 꽃을 피운 병꽃나무는 자연의 순리에 대한 반란입니다. 

제아무리 자연 발생적인 것이라 하여도 그 원인이 항상 있는 법인데

세상의 법도는 그 원인을 자꾸 덮으려만 해서

그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까요?

자연의 반란은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발현되는 것이어서

때로는 인간에게 닥쳐올 재앙의 전조가 되기도 하는 것이죠.

이를테면 배가 침몰하기 전에 쥐떼들이 배를 떠난다거나

옛날 흙집의 처마밑에 살던 구렁이가 집이 무너지기 전에 집을 떠난다는 식이죠.

여러해살이풀인 화초도 아니고 키 작은 관목이

일년에 두번씩이나 꽃을 피우는 것이

제게는 관화적 즐거움을 주어서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처음 보는 기이한 현상에 그 원인이 자못 궁금해집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그것처럼...

 <2014년 4월 30일 병꽃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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