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숙근안개꽃

가루라 2014. 11. 13. 13:37

홍제천 천변 화단에서 만난 숙근안개꽃

처음엔 남도자리라 부르는 아레나리아인 줄 알았습니다.

안개꽃이라 씌여진 표지판이 아니었다면...

큰 꽃의 뒤에서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절화용 겹안개꽃에 너무 익숙한 탓일까요?

안개꽃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아서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 봅니다.

 

안개꽃의 속명 Gypsophila는

그리스어로는 'gysum(석고, 석고처럼 하얀 것)'을 뜻하는 'gypsos'와 'loving(사랑함)'을 뜻하는 'philios'의 결합어랍니다.

라틴어로는 "creeping chalk-lover"라는 뜻이라네요.

원산지인 중남부유럽의 하얀 백악질 토지의 산지 경사면에 자라는

안개꽃의 생육환경을 묘사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풀인 안개꽃속 식물은 전세계에 약 150종 정도가 있는데

우리가 절화용으로 꽃집에서 흔히 보는 겹으로 핀 안개꽃은 G. paniculata입니다.

숙근안개꽃의 학명을 G. elegans Bieb.로 표기한 국내 블러거 글도 있지만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G. repens L.의 사진이 더 맞는 것 같아서

저는 위키피디아의 자료를 인용하여 학명을 표기하고자 합니다.

혹시 저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면 지도 바랍니다.

 

 

<숙근안개꽃>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Gypsophila repen L.

원산지 : 중부. 남부 유럽

분포지 : 유럽

서식지 : 산지의 바위틈

꽃   말 :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 사랑의 성공

영   명 : Alpine Gypsophila, Creeping baby's-breath

효   용 : 관상용, 절화용

도심 천변에 심어진 많은 외래종 화초들

최근 수 많은 외래종 화초들이 수입될만큼 원예산업 규모가 커졌습니다.

가로변의 걸개용 화분이나 가로변 화단, 공원, 하천부지 등

시민들의 플라워 테라피를 위한 지자체의 예산투입규모도 엄청 커졌지요.

토종 야생화를 배양하던 어느 야생화농장의 년간 매출규모가 최근 몇년새 몇십억원으로 증가할 정도로

토종야생화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우리 풀 우리 꽃에 대한 배양기술이나 연구가 아직도 원예종에는 훨씬 못 미친답니다.

유럽이나 미주는 물론 우리보다 경제수준이 떨어지는 동남아도 일상생활에 소비되는 꽃의 규모가 무척 큽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먹고 살만큼 산다고들 하지만

아직까지도 현관이나 식탁에 꽃병 하나쯤 두고

매일같이 꽃을 사서 갈아주기에는 마음의 여유가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그래서 어쩌면 미래 농가의 먹거리는 화훼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많은 로얄티를 해외에 지불하여야 하는 외래종 화초가 아닌

우리 풀, 우리 꽃 말입니다.

겹으로 핀 안개꽃만 보다가

홑꽃으로 핀 안개꽃을 보니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이라는 꽃말이 실감이 되네요.

다섯장의 하얀 꽃잎에 꽃술까지도 흰색이니 말입니다.

화심 쪽의 연한 연두색은 오히려 하얀 꽃잎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 줍니다.

절화용 겹안개꽃처럼 꽃이 빽빽하게 달린다면

꽃도 조금 더 큰 홑꽃이 더욱 더 돋보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년에 마당에 뿌려보려고 몇개를 채종했는데 제대로 발아가 될지 모르겠네요.

마당에 심으려면 쉬쓸어져 버릴만큼 줄기가 너무 가늘어서

수레국화 등 기대어 설 수 있는 다른 식물과 같이 심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순백의 꽃이 너무 하얀데다가 줄기까지 너무 가늘어서

어찌 보면 측은하기까지 해 보이지만

그것이 안개꽃이 지닌 아름다움이라면 그 측은함조차도 사랑스러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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