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종지나물의 폐쇄화와 땅속열매

가루라 2014. 11. 12. 12:11

좁은 마당 한 쪽을 다 덮어버릴 기세로 세를 불리는 종지나물

 개체수 조정을 위해 일부를 뽑아 내버리다가

도감에서만 봤던 종지나물의 폐쇄화와 땅속열매를 보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제비꽃들은 물론이고 수변에 사는 고마리

그리고 최근에 발견된 제주도의 닭의장풀속 식물에 이르기까지

지상부의 꽃과 종자만으로 번식하는 것이 아니라

땅속의 폐쇄화와 땅속 열매로 그 개체수를 늘려 갑니다.

그래서 쉽게 군락을 이루게 되나 봅니다.

 

대부분의 식물은 타가수정을 통해 다양한 유전자 정보를 받음으로써

환경의 변화에 강한 적응력이나 생장력 등을 가진 건강한 종자를 만들어 종을 유지해 갑니다.

그러나 어떤 불리한 환경에 적응하여 자가수정을 통해 종을 유지하는 것들이 다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게다가 겉으로 보이는 지상부에서 타가수정을 하면서도

땅속에서 은밀하게 자가수정을 하는 탐욕스럽다 할 식물들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

 

말그대로 열리지 않는 꽃 폐쇄화를 땅속에서 만들어

스스로 수정을 하고 열매까지 만든 이후 그 열매를 지상부로 밀어 올립니다.

봄이 지나고 꽃도 피지 않는 긴 여름이나 가을에 어느 날 지상에 나타난 열매

뽑아 보기 전에는 땅속 꽃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지상부에 솟아난 열매를 폐쇄화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폐쇄화는 아래 사진의 우측 방추모양의 꽃봉오리랍니다.

 

<종지나물 땅속열매와 폐쇄화>

마치 면전에서는 헤헤호호거리다가

뒤돌아서서는 폄훼하는 말들을 쏟아내는 이중적인 인간처럼

겉으로는 돈이 없다 세금도 내지않고 연체시키면서

숨어서는 해외여행이다 골프다 호화생활을 누리는 국세 연체자들처럼...

 

<종지나물 폐쇄화>

지상부에서 타가수정을 하는 봄철의 개방화가

다양한 종의 유전자정보를 받아들여 적응력이 강한 종자를 만드는 것이라지만

다양한 유전자정보를 받다보면 거꾸로 교잡종이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제비꽃은 자연상태에서 많은 교잡종들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땅속에 숨어서 몰래 스스로 만드는 폐쇄화에 의한 자가수정은

자신만의 혈통을 보전하려는 순혈주의의 발로가 아닐까?

 

종지나물의 놀라운 생존전략

자연의 신비로움은 끝이 없네요.

 

<종지나물 전초 11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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