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배풍등 열매

가루라 2014. 12. 6. 12:26

삼년전쯤 담장 석축 사이에 배풍등이 한그루 났습니다.

작년에 뽑지 않고 그대로 두었더니

아랫쪽은 목질화되어 키가 죽은 대추나무만큼이나 자랐습니다.

대추나무를 타고오르는 능소화 덩굴에 허리를 걸치더니

가지마다 열매를 주렁주렁 달았습니다.

속의 종자가 다 드려다 보일만큼 투명한 열매

빨강색이 이렇게 투명할 수가 있을까요!

하얀 눈을 맞고 더 빨갛게 빛나서 설하홍, 또는 설홍이라고도 부르나 봅니다.

유독성 식물이어서 사람은 먹을 수 없으나

빨갛게 익은 열매를 직박구리가 좋아 하나 봅니다.

아무래도 종자를 널리 퍼뜨리려면 새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겠죠.

배풍등은 민가 주변에 흔한 직박구리를 매개조로 택했을까요.

마른 줄기에 매달려 열심히 따먹습니다.

먹이를 찾을 수 없는 눈 내리는 날에는 참 다행입니다.

 

<배풍등>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가지과의 덩굴성 반관목

학   명 : Solanum lyratum var. pubescens NAKAI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대만, 인도차이나 등지

서식지 : 산지 양지쪽 바위틈

개화기 : 8~9월

꽃   말 : 참을 수 없어

이   명 : 설하홍, 설홍, 생약명으로 배풍, 촉양천, 백초, 백영, 천등롱 등으로 불린다.

효   능 : 유독성식물이나 입과 줄기를 약제로 쓰며 해열, 이뇨, 거풍 등의 효과가 있어서

           감기, 학질, 풍습병, 관절염, 황달, 수종, 소변불리, 종기 습진 등의 치료에 사용한다.

어린 배풍등 전초를 보면 풀처럼 보이지만

배풍등은 3m까지 자라는 반관목이랍니다.

목질화된 아랫 부분은 겨울에도 얼지 않고 살아 남았다가

이듬해 곁가지를 올리곤 하지요.

꽃은 가지과의 까마중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수레바퀴모양으로 깊게 갈라진 꽃잎 안쪽에 녹색 반점이 있어서

작고 하얀 꽃이 더욱 단단하고 예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활짝 폈던 꽃잎은 시간이 지나면 바소모양으로 뒤로 완전히 젖혀집니다.

마치 하늘을 향해 발사된 우주선처럼 말입니다. 

꽃이 지고나면 녹색의 장과형 열매가 송알송알 달리는데

빨갛게 익은 열매와 초록색의 열매가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새가 다 따먹지만 않는다면 설홍(雪紅)은 정말 루비를 가공해 놓은 것처럼

눈 속에서 예쁘게 빛날 것입니다.

빨갛게 익은 다른 열매들이 시간이 지나 검게 변해도

요염한 붉은 빛을 잃지 않는 배풍등의 열매

하얀 눈에 덮힌 도심공원이나 낮은 산지를 산책하는 길에 만나 보시지요.

 

배풍등 열매

배풍등 열매

배풍등 꽃

 

배풍등 꽃

배풍등 꽃

'무위자연 > 植物世上'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구꽃  (0) 2014.12.08
담쟁이덩굴  (0) 2014.12.07
사철나무 열매  (0) 2014.12.05
고욤나무 열매  (0) 2014.12.04
금불초  (0) 201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