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풍경사진

울릉도 도동항에서 잡은 오메가

가루라 2015. 10. 28. 12:52

울릉도의 오메가를 만나러 갔습니다.

이른 새벽을 여는 많은 여행객들이 오메가의 장관을 기다립니다.

새벽에 부는 해풍이 온몸을 더욱 움츠리게 하는데도

동쪽에서 뜨는 해를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먼저 본다는 부푼 희망으로

모두들 옷깃을 여미고 기다립니다.

 

동편 하늘이 간밤의 정으로 부끄러운 새색시의 볼처럼 서서히 붉어지더니

이내 수평선 너머로 슬그머니 고개를 내미는 햇님

언제 수줍게 그랬느냐는듯 불쑥 솟아 올라

환상적인 오메가를 만들어 줍니다.

오늘 독도에 입도하는 날 좋은 소식이 있을 전조라나요?

다들 멋진 일출에 환호성을 지르며

제각기 소원을 비는 모습들입니다.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지 불과 2분만에 만들어진 완벽한 오메가

추위에 떨며 30분을 기다린 고생에 대한 충분한 보상입니다.

매일 매일 뜨고 지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지에서 보는 일출에는 왜 이리도 환호하는 것일까요!

기온 차이로 인한 빛의 굴절로 수평선에 반사된 해가 하나 더 보인다는 오메가

비록 아랫쪽에 반사된 해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완벽한 오메가의 모양을 이루었네요.

일출이나 일몰 사진을 전문으로 담는 사람들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오메가를 잡을 수 있다고 극단적으로 말하곤 하지요.

그 분들이 말하는 오메가는 이 보다는 더 클까요?

아무리 커도 불과 몇초만에 사라지는 찰라의 기쁨 오메가

찰라의 기쁨에 모든 것을 건 사람들처럼

이른 새벽을 뜬 눈으로 열었나 봅니다.

환한 금성 뒤에 수줍은듯 숨어 잠든 목성의 새벽 단잠을

시끄러운 깨우면서까지 말입니다.

해맞이 길 

나란히 선 금성과 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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