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힐리언스 선마을의 새벽에

가루라 2016. 3. 9. 23:53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에서 1박2일

머리를 짓누르는 첫날의 워크샵을 마치고

너무 일찍 일어난 새벽

<입구에서 담은 선마을>

아직 숲은 잠들어 있고

산새들마저 깊은 어둠 뒤에 숨어있습니다.

어스름 장막이 드리워진 푸른 숲길을 혼자 더듬어 올라가는 게

얼마만인가!

<푸른 어둠에 잠긴 숲>

세속적 꿈을 위해 산사에 몸을 의탁했던 사십여년전 대학시절

이른 새벽 예불시간에 맞추어 깨어 뒷산을 오르기를 몇년

결국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다른 길을 찾아 하산해야 했지만

<유르트>

매일 새벽 이슬을 맞으며 뒷산 정상을 오르고 또 오르며

다짐하고 다짐했던 꿈이 다시 생각납니다.

이루지 못할 것도 없다는 자신감으로

새벽 별빛에 의지해 어두운 숲길을 더듬어 정상에 오르곤 했던 청년은

벌써 갑자를 넘어 지나온 삶을 반추해 보는 나이가 되었네요.

<종자산의 정자>

사위는 비록 안개와 구름이 잔뜩 끼어 어둡지만

언젠가는 밝은 햇빛 아래 쨍한 날이 있을 거라는 기대로 살아온 나날들

<정자에서>

어느 새 노을길 정상에 놓인 의자에 앉아

지는 낙조를 굽어 보는 자리에 섰습니다.

종자산 숲속의 나무들은 한창 젊은 기운을 뿜어대는데

인생은 하릴없이 흐르기만 합니다.

선마을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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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숲길 

숲길 

이름모를 산새와 밤새 뒤척였을 짐승처럼 잠깐 목을 축이고 가라는듯

작은 노천 우물은 말합니다.

다 내려놓고 쉬었다 가라고...

넘쳐나는 선마을 내방객으로 모자라는 숙소

추가로 짓는 숙소 건축공사는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삶과 같습니다.

아직 깨어날 기미가 없는 사람도 있고

이미 산책을 마치고 식사 중인 사람도 있을 시간

비록 어떤 상태에 있는 삶일지라도

삶은 하나 하나가 독립된 자아로써 소중함을 깨닫는

선마을의 새벽 산책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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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동 

숙소동 

입구쪽 

식당, 관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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