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안면도 안면암

가루라 2016. 11. 24. 00:26

물에 뜨는 부상탑(浮上塔)과 빼어난 경관으로 최근 알려지기 시작한

안면암을 찾았습니다.

안면암은 조계종 산하 금산사의 말사로 1998년 축조하기 시작한 신흥사찰입니다.

사찰 건너편에 보이는 작은 여우섬과 조구널섬 사이에

밀물이 되면 물위에 뜨고 썰물이 되면 지상에 내려앉는 부상탑을 만들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사찰입니다.

게다가 두 섬 사이의 7층 부상탑 뒤로 떠오르는 일출을 담을 수 있는

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물 때를 잘 모르고 갔다가 부교를 건너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왔네요.

안면암의 탑들은 전통적인 양식을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일반적인 석탑이나 목탑이 아니라

스텐레스 골격에 동판을 잘라 붙인 동탑입니다.

금분칠이나 단청을 입히고 탱화를 그려 넣었지만

아무래도 동판의 특성상 바닷가의 염기에 부식되는 것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입구에서 보이는 칠층대탑과 비로전>

7층대탑은 특이한 양식으로 건물 지붕 위에 세우고

태풍 등 풍화에 대비하여 사방으로 지주케이블을 설치하였나 봅니다.

비록 기단은 집으로 되어 있지만

보주, 수연, 보개, 보륜 등 상륜은 전통적인 양식을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탑신은 스텐레스 철골 구조에 동판을 입혔다고 하네요.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바다를 면하고 있는 조망이 보입니다.

법당은 극락보전, 비로전, 나한전, 용왕각, 삼성각 등이 있고

2009년도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철골 콘크리트구조로 완공되어진 것입니다.

일반 사찰과는 다른 생경한 건축양식으로 인해

마치 티벳 라마교의 사찰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해우소 옆 벤치에 앉으면 나무 사이로 부상탑이 눈에 듭니다.

여름철에는 더할나위 없이 시원한 느낌과 생경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여우섬과 부상탑, 그리고 조구널섬을 망원으로 당겨 담아 봅니다.

만조로 인해 가까이 가보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대웅전, 용왕각, 삼성각, 소법당, 불자수련장, 공양처 등으로 구성된

3층의 현대식건물에 단청이 자극적으로 보입니다.

바닷가에 있는 사찰이니 용왕님도 모시나 봅니다.

불교와 토속신앙이 어우러져 삼성각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거기에 용왕각까지 두는 것도 내지의 사찰과는 색다릅니다.

부상탑으로 건너가는 부교 앞까지 가보았으니

부교 초입이 부실해서 부교에 올라서볼 엄두도 낼 수가 없습니다.

조구널섬 오른쪽을 보니

멀리 동전처럼 떠있는 무명섬이 보입니다.

서해안에는 특히 이런 섬들이 많나 봅니다.

부교입구에서 돌아서서 사찰 경내에 들어 서니

특이한 형태의 7층탑 3개가 시선을 끕니다.

안내문을 보니 석지명스님이 직접 설계하여 불자 몇분의 도움을 받아

직접 스텐레스철판을 절단하고 용접하여 만들었다 합니다.

거기에 여러 불자와 불모들이 힘을 더하여

탑신에는 부처님의 이야기를 탱화로 그려 넣은 것이라네요.

탑을 바라보고 있는 내내 이질감에 사로잡힙니다.

고정관념이 이렇게 무서운 것일까요?

안면암 홈피에 그 유래를 알고자 들어가보니

재정여력이 미력하여 석탑으로 올리지 못함을

중생이 양해하여 주기 바란다고 이해를 구하고 있네요.

작은 석탑과 금분을 칠한 철탑들

위와 같은 취지를 이해하고 보아도 기이합니다.

어쩌면 이 기이함으로 많은 불자들이 찾는 명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중요한 것의 탑의 형태가 아니라

그를 통해 얼마나 많은, 얼마나 깊은 깨달음을 얻느냐이지요.

안면암 뒤편에서 바라본 천수만의 푸른 물이 깨달음의 깊고 얕음을 다 포용하겠지요.

아래서 담은 비로전의 위용

안면암이 큰 사찰로 발전하기를 기약하는 것 같습니다.

비로전 우측에는 석가모니불 좌상과 7층대탑이 우뚝 서있습니다.

7층대탑만을 따로 담아봅니다.

안면암을 다녀간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부상탑쪽에서 담은 암자의 건축물이 멋지게 보이던데

갈수 없는 아쉬움을 반대쪽에서 담아 봅니다. 

아무래도 현대식 건축물로 짓다보니

팔작지붕의 형태를 취하기는 했지만

전통 한옥지붕의 미려한 곡선은 볼 수가 없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두 섬 사이로 뜨는 일출 사진을 담기 위한 명분과

부상탑 쪽에서 바라본 안면암의 전경 사진을 담을 명분.

안면암을 다시 찾아야 할 두 가지 명분을 담겨두고 왔습니다.

언제 다시 찾게 될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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