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도깨비가지

가루라 2017. 8. 10. 00:00

담양 봉산면 어느 마을을 지나는 길에 도로변에서 만난 도깨비가지.

비교적 최근인 1978년 우리나라 학계에 보고된 이 놈은

미국에서 귀화하여 전국에 확산된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식물 중 하나입니다.

미국 남동부지방이 원산지인 유독식물이

어떤 경로로 우리나라에 반입되었는지 밝혀진 것은 없지만

열매 하나에 40~170개나 되는 종자가 들어있고

한 개체에 40~50개의 열매가 달리니

한 개체가 퍼뜨릴 수 있는 F1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역시 생태계를 교란하는 식물도 미제가 대세가요?


<도깨비가지>

썽떡잎식물 가지목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Solanum carolinense L.

원산지 : 미국 남동부

분포지 : 한국, 아시아, 유럽, 북미

서식지 : 강둑, 길가, 목장, 빈터

영   명 : the horsenettle, radical weed, sand brier, bull nettle, apple of sodom, devil's tomato, wild tomato

가지속(Solanum)속 식물은 전 세계에 약 1,500~2,000종이나 될 정도로

넓은 대역의 식물을 포함하는 계통입니다.

'태양의 식물'이라는 별칭에 맞게

태양(sun)을 뜻하는 라틴어 'sol'에서 그 어근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지만

그도 불확실한가 봅니다.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열매를 비롯하여

전초에 독이 있어서 취식하면

열, 두통, 목마름,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열매를 먹으면 복통과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다섯갈래로 갈라지는 하얀 또는 연보라색의 꽃은

한없이 포용적으로 보이고 아름다워 보이는데 이런 극악한 독성이 있다니!

그러나 인간이나 여타 동물에게는 생명을 해치는 독성이지만

그것이 도깨비가지에게는 생존전략입니다.

생명을 가진 것들 중 일부는 자신을 희생시켜 다른 개체의 생존을 돕는

이타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이처럼 자신을 공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들도 많지요.

꽃은 가지꽃을 닮았지만 줄기와 잎에 가시가 많아서 도깨비같다고

이렇게 흉칙한 이름을 가지게 된 도깨비가지.

가지처럼 입자루와 잎의 뒷면 주맥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지만

총상꽃차례로 3~10개가 달리는 꽃은

커다란 별모양의 하얀 꽃과 다섯개의 노란 수술

그리고 녹색 꽃밥이 선연한 암술대가 아름답게 어울리는 꽃입니다. 

보기와 달리 독성이 강하고 확산 속도가 빠른 데다

오래 묵은 도깨비가지는 줄기가 거의 관목수준으로 자라서 제거하기도 힘들답니다.

그래서 미국의 여러 주에서도 유해성 잡초로 지정되어 있다니

이 놈은 보는대로 뽑아버려서 씨를 말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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