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가져온 매실나무
처음 몇년간은 꽃만 피워주면 좋겠다했지요.
어린 묘목을 가져다 심은지 벌써 10년쨰
5년 전부터 꽃을 피웠지만
개화기의 이상한파로 매실을 구경하기가
그리 쉽지 않네요.
올봄에는
꽃 피고 눈발 날린 날은 없었으니
매실 구경을 좀 하려나요?
골목을 가득 채우는 달콤한 향기와
흐드러지게 핀 꽃만으로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폰카를 누르게 만듭니다.
농부도 아닌데 매화로 보면 되었지
매실까지 기대하는 것은 과욕일까요?
그래도 꽃만큼이나
주렁주렁 달린 매실을 기대하는 것은
아버님께서 고향집에 기르셨던 매실을 딸 때
이미 느꼈던 바지요.
서울 한복판에서 매실 따기를 기대한다는 것이
어쩌면 가당치도 않은 꿈일지도 모릅니다.
옛선비들처럼
오상고절에 피는 매화로나 즐기면 되지
농부들처럼 매실농사에 들인 정성도 없이
열매까지 기대한다는 것은...
그래도 꽃 하나 하나가
매실이 될거라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풍성해지는 것을...
그래서 더 더욱 매실을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네요.